삼성전자 2차 사후조정마저 결렬… ‘40조원대 손실’ 총파업 현실로

삼전 노조 “사측 거부로 조정 종료
21일 예정대로 총파업”
사측 “과도한 요구 수용 시 경영 원칙 흔들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함께 가자”라는 호소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도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됐다.  18일과 19일, 20일간 양측의 입장을 정리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노조측은 찬성했지만 사측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 양측은 적자부서인 LSI(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에 지급할 성과급 규모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이 의견을 내놓지 못하자 결국 중노위의 진행에 의해 사후 조정이 종료됐다.  이로 인해 최대 40조원대의 손실이 예상되는 총파업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가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거나, 노사가 추가 협상을 통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않는 한 파업은 막을 수 없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2차 사후조정 마지막날인 20일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는 2차 사후조정 3일째인 20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사가 크게 다퉈원 3가지 쟁점인 성과급 재원 기준과 제도화 부분에 대해선 상당부분 이견을 좁혔지만, 적자 사업부 성과 배분을 두고 의견이 크게 갈렸다고 한다. 노조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오전 11시40분 기자들과 만나 “19일 공동교섭단은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하였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중노위 위원장이 조정 불성립을 선언하기 직전에 여명구 사측 대표 교섭위원이 교섭 거부 의사를 철회하며 시간을 요청했고 3일차까지 연장된 것”이라고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오늘 11시에 의사 결정이 되지 않았다,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는 중재안에 동의했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 반도체부문) 피플팀장은 “원만한 타결 이루지 못해 죄송하다. 대화 노력 앞으로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삼성전자 사측도 이날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사후조정이 종료된 것에 대해 회사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은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이다. 사측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시점을 하루 앞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마지막 사후조정 시도까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삼성전자 총파업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노조가 바로 총파업을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파업의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멈추고 30일 동안 조정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다만,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횟수가 극히 적고 노동계의 반발이 극심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쉽사리 발동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직 노사 양측이 “대화 기회는 열려있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 대화를 통해 극적인 타결을 이룰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