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 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부상한 홍릉

최근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경쟁은 개별 기업을 넘어 ‘도시 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바이오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 역시 특정 기업 하나가 아니라 대학·병원·연구소·투자자·스타트업이 한 도시에 밀집된 생태계의 힘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의료 전문 매체 스탯(STAT)은 이를 ‘완결형 혁신 생태계(Integrated Innovation Ecosystem)’라고 설명한다. 대학과 연구소가 원천 기술을 만들고, 병원이 임상을 담당하며, 투자자가 자본을 공급하고, 기업이 이를 시장으로 연결할 때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경쟁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임환 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단장

이 기준으로 보면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국 바이오·의료 기업 본사의 30%(370개), 바이오산업 연구직 인력의 19%(1만2597명)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10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정부 출연 연구소,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14개 상급 종합병원과 보건복지부 인증 연구중심병원 10개가 한 도시 안에 있다. 서울은 2017∼2023년 7년 연속 글로벌 임상시험 도시 역량 세계 1위를 기록했고, 뉴스위크 선정 세계 톱 10 전문 병원에도 서울 소재 병원 3곳이 포함돼 있다.



그 중심에 홍릉이 있다. KIST·고려대·경희대와 양 대학 의료원이 집적된 국내 유일의 연구소-대학-병원 융합 클러스터로, 서울바이오허브·홍릉강소특구·홍릉 바이오 의료 클러스터가 함께 자리하며 서울 바이오 생태계의 핵심 거점을 이루고 있다.

박사급 인재 7000명, 10개 대학 학생 12만명이 이 일대에 집적돼 있고, 5만7000㎡ 406실 규모의 기업 입주 공간이 딥사이언스 기반 창업을 뒷받침한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창업·멘토링·사업화·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며 바이오 스타트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는 지난 5년간 대학·병원의 연구 성과가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모델을 실증해 왔다. 큐어버스의 대형 글로벌 기술 이전, 엔도로보틱스의 미 식품의약국(FDA) 신규 허가 코드 획득, 엘리시젠의 대규모 투자 유치는 홍릉의 연구 인프라와 서울시의 플랫폼 지원이 결합된 결과다.

서울시는 서울바이오펀드·홍릉펀드를 통한 단계별 투자 재원 공급, 첨단바이오헬스센터·스타트업 랩 등 인프라 구축, 민간 벤처캐피털(VC)·기술창업지원(TIPS)·정책금융 연계를 통해 초기 창업부터 글로벌 스케일 업까지 자금 공백 없는 성장 사다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와 SK바이오팜·삼성바이오에피스 간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대기업 수요, 스타트업 혁신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 모델이 서울 바이오 생태계 안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6년 시작되는 홍릉강소특구 2단계는 이 흐름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 임상 1위 서울의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AI)·디지털 헬스케어 사업화와 연계하고, 홍릉의 연구개발·마곡의 오픈이노베이션·문정의 산업 인프라를 하나의 바이오 혁신 벨트로 연결한다면, 서울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다.

홍릉에서 시작된 변화가 서울과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임환 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