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감성·사용자 경험 중시… 車 마케팅이 달라진다

게임 속으로 들어간 기아 EV

배틀그라운드와 협업 이벤트
차 타고 전장 누비며 매력 체험
성수동서 체험형 팝업도 운영

SDV 시대 단순 기계상품 아닌
라이프스타일이자 디지털 기기
팬덤·커뮤니티 구축이 경쟁력

“내연차는 엔진 성능과 연비 등 기계적 ‘스펙’이 차량 성능을 좌우하지만, 전기차는 출발할 때부터 모든 차가 매끄럽게 잘 나갈 정도로 기계적 차이가 크지 않다.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와 소프트웨어, 편의성이 차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전기차(EV) 시대가 열리면서 ‘브랜드 감성’과 ‘차량에 대한 경험’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평가다. ‘차를 파는 산업’에서 ‘브랜드 경험 산업’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실제 팝업 공간부터 게임, 메타버스 등 가상 공간을 활용하는 체험형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게임 속에서 특정 브랜드의 EV를 타고 달리는 경험을 선사하며 친숙함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기아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협업해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이벤트 포스터. 기아 제공

기아는 인기 모바일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협업해 온·오프라인에서 EV를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7월 9일까지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인 EV3, EV4, PV5 패신저를 게임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한정판 차량으로 운영한다. 기아는 “실제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과 기아 고유의 브랜드 사운드를 게임 내에서 완벽하게 구현해 유저들은 해당 차를 타고 전장을 누비며 기아 전기차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가상 전쟁터를 현실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21~25일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체험형 팝업 제8구역도 운영한다. 방문객들은 게임 내 전장에 놓인 플레이어처럼 기아 EV를 타고 레이싱과 미션 체험을 즐기며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은 마케팅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변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EV와 같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선 차량 자체의 기술 격차가 줄어드는 만큼 브랜드 감성과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진다. 차를 단순한 기계제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상품이나 디지털 기기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애플과 테슬라처럼 브랜드 팬덤과 커뮤니티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미래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 공간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들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가상 체험 공간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를 구축해 아이오닉5와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같은 해 네이버 제트(NAVER 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쏘나타 N라인 시승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4년 닌텐도 레이싱 게임 ‘마리오 카트’와 협업하며 벤츠의 상징적인 차량 3종을 게임 세상에 내놓았다. 1930년대 모터스포츠 시장을 누빈 레이싱카 ‘W25 실버 애로우’와 1950년대 전설적인 스포츠카 ‘300 SL 로드스터’,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A 클래스’가 대상이었다. 당시 벤츠 재팬은 슈퍼 마리오가 GLA를 타고 달리는 TV광고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BMW는 2023년 전기 SUV인 ‘BMW iX2’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에 가상 도시 ‘하이프시티’를 구축했다. 이용자들이 BMW 차량을 꾸미는 게임을 즐기거나 전 iX2의 외관과 주요 성능을 미리 체험할 수 있게 한 공간이었다. BMW는 가상 세계에 들어가는 것을 넘어 진짜 자동차를 게임 공간으로 만드는 시도도 이어갔다. 2023년 게임 플랫폼인 ‘에어콘솔’과 손잡고 뉴 5시리즈를 시작으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가상 게임방을 탑재하며 이목을 끌었다.

기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의 협업으로 기아 브랜드와 고객 간의 접점이 모바일 게임 영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협업과 체험형 콘텐츠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지속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