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중심 입양 전환… 위탁 가정 이해도 높아져야” [심층기획-국외입양 실태조사]

전문가 ‘장애아동 입양’ 제언

아동 변화에 유연한 대응 우선
부모 부재 땐 국가가 일시 보호
일·돌봄 양립 환경 확대 조성도

전문가들은 장애아동 입양을 늘리려면 입양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현선 세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일 ‘아동 중심 입양’ 개념을 설명했다. 아동 중심 입양이란 아동의 필요에 부모가 맞추고 적응하는 것을 뜻한다. 박 교수는 “내가 아이를 갖고 싶다거나 내 아이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차원이 아니라 아동의 변화에 부모가 맞추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운이 좋지 않거나 여러 상황에 의해 아이가 질병·장애를 갖게 됐을 때도 아이에게 맞추겠다는 자세가 돼 있어야 장애아동 입양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아동 입양을 늘리려면 입양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양을 넘어서 위탁가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입양은 아동과 친부모와의 법적 관계를 완전히 끊고 입양부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친자식과 똑같이 등재된다. 친권과 양육권 모두 입양부모가 갖는다. 위탁은 친부모가 학대, 빈곤, 질병, 수감 등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을 때 국가가 개입해 지정된 가정에 일정 기간 아이를 맡기는 보호조치다.

박 교수는 “양육자 변경 없이 아이를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으면 사실 그게 꼭 입양의 방식일 필요는 없다”며 “가정에서 영구 위탁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입양과 가정 위탁이 별개로 가다 보니 준비가 덜 돼 있다.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가정 위탁의 경우 입양에 비해 지원 액수나 범위가 더 커진다.

장애아동, 경계선지능아동 등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위탁하는 가정에는 보호아동 1인당 월 100만원이 지원된다.

상해보험료도 1인당 연 6만8500원 내외, 심리정서치료비 월 20만원 이내, 심리검사비 20만원(1회), 교통비 월 2만원 이내 지원이 된다.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위탁을 통해 아이를 기르면서 아동에게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부모도 적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위탁가정이 늘어나야 이들이 향후 입양가정으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장애아동을 키우기 위해 가족이 하루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만큼 일상을 조직하는 서비스 강화도 절실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독일에서는 장애인의 하루 일과 구조(structure of day)를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지칭한다”며 “장애아동이 있는 부모는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 있어야 되는데 일상을 조직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부담을 덜 수 있어 인식도 바뀌고 입양하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장애아동을 둔 부모의 근로와 돌봄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사회적 인프라’와 ‘양육비 지원’ 두 가지 차원으로 지원한다.

독일에서는 부모가 장애아동을 돌보기 위해 단기 휴직·단축근무를 할 수 있다. 그 외에 공적 보험을 통한 ‘아동돌봄·질병수당’은 장애 자녀에 대해서는 연령 제한 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영국에서는 18세 이하 장애 자녀를 돌보는 근로자는 장애 자녀 양육을 위해 시간, 장소, 근로조건 등에 대해 유연 근로를 고용주에게 요청할 권리가 있다. 장애아동을 기를 경우 소득세, 재산세 감면이 이뤄지고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에 대해 연금 크레디트도 지급된다.

스웨덴은 매해 장애 자녀 1명당 10일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 자녀가 질환이 있다면 1인당 연 120일까지 간병휴가를 낼 수 있고 자녀 간병휴가나 근로시간 단축 요청을 장애 자녀에 대해서는 21세까지 확대해 지원한다.

이민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장애아동을 돌보는 가족에 대해 장애를 고려한 추가 혹은 별도의 지원을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알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은 아동수당 등 돌봄에 대한 경제적 지원 논의에서 장애에 대한 고려는 미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아동 돌봄과 근로를 병행할 수 있게 돌봄 시간 보장·경제적 지원 등 사회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아동 가족에 대해 교육·재활 등 추가 비용 보전 확대 방안이나 장애아동 돌봄에 대한 경제적 보상 등과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