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3일간 호텔에 스스로를 감금한 30대 유치원 교사가 경찰의 신속한 대처로 구조됐다. 자칫 수천만원의 재산을 탕진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경찰의 기지로 금전적 피해도 막았다. 경찰은 평범한 시민이라도 보이스피싱에 속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피해 예방 홍보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공항지구대는 8일 ‘보이스피싱 관련 악성 앱(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피해자가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3일 동안 호텔에 ‘셀프감금’ 중이던 유치원 교사 A(33)씨를 현장에서 구출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문을 두드렸으나, 이미 범인들에게 극심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하고 있던 A씨는 경찰조차 의심하며 문을 열지 않아 설득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A씨를 설득해 방 안으로 진입한 순간에도 A씨는 보이스피싱범과 통화 중이었다. 경찰은 즉시 통화를 차단하고, 범인 지시로 이미 대출받아 둔 6000만원의 송금을 막았다. 이 자금은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에 예치돼 있어, 조금만 늦었어도 코인으로 환전돼 추적이 불가능할 뻔한 상황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당 평균 피해액도 급증했다. 2021년 건당 2499만원이던 평균 피해액은 지난해 5384만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대출사기형은 피해자가 대출 여부를 고민할 여지가 있는 반면, 기관사칭형은 국가 권력기관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기에 피해자가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한 채 끌려다닌다. 사회 경험이 적고 수사기관을 접할 기회가 드문 2030 세대의 피해 비중이 지난해 35%로 가장 높았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채 의원은 “기관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커지는 만큼 관계기관의 신속한 대응과 피해 예방 홍보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