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들, 가자행 구호선 활동가 체포 영상 두고 공개 설전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공개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향해 “파렴치한 행위로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라고 질책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정부 내에는 테러 지지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며 맞받아쳤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벤그비르 장관은 엑스(X)에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손이 묶인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남부 아슈도드항의 임시 구금 장소로 보이는 곳에서 무릎을 꿇거나 바닥에 엎드린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벤그비르 장관은 이들 사이를 지나며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주인”이라고 말했다. 영상에는 한 활동가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치자 보안요원이 그를 곧바로 바닥으로 밀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사르 장관은 X를 통해 “당신은 이번 파렴치한 행위로 고의적으로 국가에 손해를 입혔으며, 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벤그비르 장관을 직격했다. 이어 “당신은 이스라엘군 장병부터 외교부 직원, 그리고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기울인 막대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노력을 헛되게 만들었다”며 “당신은 이스라엘의 얼굴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벤그비르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정부 내에는 테러 지지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직도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어 “테러를 지지하고 하마스에 동조하기 위해 우리 영토에 오는 사람은 누구든 당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다른 뺨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해상 봉쇄를 뚫겠다며 튀르키예에서 출항한 가자지구 구호선에 탑승한 이들이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이들 선박을 가자 해안에서 약 268㎞ 떨어진 해상에서 막기 시작했으며, 약 430명의 활동가가 아슈도드항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활동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공개 충돌은 가자지구 전쟁과 해상 봉쇄를 둘러싼 국제적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도 강경 대응 방식의 파장을 놓고 이견이 표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도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가자 구호선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에 우리 국민의 조속한 석방·추방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국민을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잡아간 것은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