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셧다운 위기 피했다… 파업 전날 극적 타결

노사, 총파업 1시간 앞두고 타결
22일부터 잠정안 노조 찬반투표

李 “영업익 세금 떼기도 前 배분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 비판도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유보하고 노사 잠정 합의안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21일 예정된 파업을 1시간여 앞두고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손잡은 노사정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을 마치고 잠정합의안에 서명한 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 팀장, 김 장관, 최 위원장. 수원=뉴스1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20일 조합원 대상 투쟁지침을 통해 “5월 21일~6월 7일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공투본은 이어 “전 조합원은 22일 오전 9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 참여한다”고 통보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노사 잠정합의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 잠정합의에 이른 데 대해 정부를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무엇보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가슴 졸이며 지켜보셨을 국민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삼성전자를 국민기업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노동위원회 박수근 위원장도 계속해서 간극을 많이 좁혀줬고 남은 쟁점을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어찌 보면 가장 큰 상처를 받았을 사람들은 삼성전자 구성원들”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기업답게 일터에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대한민국을 이끄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서명 직후 브리핑에서 “먼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장관 주재로 노사 교섭을 재개했고 총파업 몇 시간 앞둔 상황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총파업은 유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쯤 삼성전자 노사의 3차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노위는 노사 협상 결렬 직후 “삼성전자 노사에게 조정안을 제시했는데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하지 않아 3차 사후조정은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8∼19일 중노위 중재로 2차 사후조정에 들어가 이날 오전 3차 사후조정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빈손으로 물러났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한두 가지에 관해 의견 접근을 못 했다”고 전했다.

3차 사후조정 종료 직후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노조는 중노위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예정대로 21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유감을 표시하면서 노사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합의하길 당부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과도함을 지적하면서 비판적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도 세금을 깎아주기도 하고 시설을 지원해주고, 제도를 정비하거나 외교적 노력을 통해 특정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며 “(투자자와 주주를 포함해)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을 세금도 떼기 전에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도 세금을 떼고 배당을 받지 않나”라며 “저로서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노조의 요구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