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대표 해임…‘스타벅스 불매’ 불똥, 7년 전 무신사까지 번졌다 [일상톡톡 플러스]

5·18 당일 ‘탱크데이’ 문구 논란에 스타벅스 대표 전격 해임
무신사 2019년 박종철 열사 연상 광고 재소환되며 다시 사과
불매 여론 커졌지만 플랫폼·브랜드 의존도 앞에 지속성은 변수

5월18일 올라온 마케팅 문구 하나가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 이후 무신사의 과거 광고 논란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이벤트로 거센 비판을 받자, 불똥은 7년 전 비슷한 논란을 냈던 무신사로까지 번졌다. 온라인에서는 불매 움직임이 커졌다. 기업들은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에서는 불매 여론이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플랫폼과 브랜드인 만큼 실제 소비 변화가 나타날지는 별개의 문제다.

 

2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577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3%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9조4088억원, 온라인쇼핑 전체의 75.9%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해당 플랫폼을 일상처럼 쓰고 있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문구 실수로 넘겨지지 않는 이유도 그만큼 브랜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업들이 여전히 가볍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에서 시작된 ‘불씨’, 무신사로 옮겨붙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스타벅스코리아였다. 스타벅스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물려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함께 쓰인 ‘책상에 탁’ 문구도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은 순식간에 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역사적 상처를 마케팅 소재로 삼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다. 행사 기획·주관을 맡은 담당 임원 해임과 관련 임직원 징계 절차에도 착수했다.

 

이 흐름은 곧바로 무신사로 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에 무신사의 2019년 광고 이미지를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한 광고라고 지적했다.

 

당시 무신사는 SNS 광고에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이번 스타벅스 사태를 계기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무신사 “큰 잘못”…7년 전 광고 논란에 다시 발 빠르게 사과

 

무신사는 곧바로 공식 입장을 냈다. 회사는 2019년 SNS 마케팅에서 박종철 민주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한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큰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무신사 측은 당시 대표와 경영진이 박종철기념사업회를 찾아 사죄했다. 이후 조만호 대표가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7년 전 일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논란이 재점화되자 무신사는 다시 사과문을 내놨다.

 

소비자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분명하다. 논란이 터질 때마다 기업들은 “의도가 없었다”거나 “검토가 부족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런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스타벅스와 무신사 모두 일상 소비 접점이 강한 브랜드다. 커피를 주문하고 옷을 사는 평범한 순간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만큼, 역사 감수성에서 어긋난 한 줄의 문구는 더 크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불매는 뜨겁게 시작…지속성은 또 다른 문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온라인 분노가 실제 소비 중단으로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불매운동은 초반 파급력이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의 습관과 편의성 앞에서 동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무신사 사례가 그렇다. 2019년 광고 논란 이후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 움직임이 있었지만, 회사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무신사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4679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냈다.

 

물론 불매운동의 영향이 당장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기업에는 매출만큼이나 신뢰도 중요하다. 한 번 흔들린 신뢰는 다시 쌓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소비자가 앱을 삭제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면 그 여파는 오래 남을 수 있다.

 

스타벅스도 같은 시험대에 올랐다. 매장 수, 접근성, 사이렌오더 같은 이용 편의성은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이번 논란 이후 소비자 일부가 “굳이 여기서 사야 하느냐”고 묻기 시작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가 한 번 흔들리면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제품보다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태도를 함께 소비하는 만큼 역사적·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 기업의 감수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