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사가 밀집한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이곳에서 유망 기술과 신약 후보를 찾기 위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술 도입을 넘어 초기 기업 발굴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다.
2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수출은 지난해 278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은 104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출 확대와 함께 유망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종근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랩센트럴(LabCentral) 센터에서 ‘2026 CKD Pharm Golden Ticket’을 개최하고 바이오 스타트업 아펠로스 바이오사이언스(Arpelos Bioscience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재순 종근당 부사장과 김호원 CKD USA 법인장, 김재휘 주보스턴 총영사, 김현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CKD Pharm Golden Ticket은 종근당과 랩센트럴이 함께 운영하는 스폰서십 프로그램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스타트업에 랩센트럴 입주 기회와 연구 인프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에 선정된 아펠로스 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설립된 초기 단계 바이오기업이다. AI 기반 단백질 엔지니어링과 T세포 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면역학과 신경과학, 종양·암 면역치료, 안과질환, AI 연구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 스타트업 약 50개사가 지원했다. 하버드대 박진모 교수와 김영범 교수, 데브라 피티 박사 등이 심사에 참여했으며 최종 후보 3개 기업이 연구 성과와 기술력을 발표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해외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 단계에 진입한 기술이나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방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설립 초기 기업과 연구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술이 시장에 나온 뒤 경쟁하는 것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먼저 발굴해 함께 개발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공동연구 및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있고, 한미약품 역시 항암제와 대사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연구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대웅제약과 SK바이오팜, GC녹십자 등도 미국 바이오 행사와 현지 연구기관 협력을 통해 신규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좋은 기술은 임상 단계에 들어가기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유망 기업과 일찍 관계를 맺고 공동 연구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일대는 세계 바이오산업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버드대와 MIT를 비롯한 연구기관, 글로벌 제약사, 병원, 투자사가 밀집해 있어 연구와 투자, 사업화가 한곳에서 이뤄진다.
랩센트럴 역시 수백 개 바이오 스타트업이 거쳐 간 대표 창업 지원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신약 개발 초기 기업들이 연구 공간을 공유하고 투자자와 기업,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 기술은 시장에 나온 뒤 찾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눈여겨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유망 스타트업과 먼저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전략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