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이란 공격을 비롯한 미국의 대외정책을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견제하는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기구의 역할을 강조했다.
2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후 '세계 다극화와 신형 국제 관계 제창(唱導)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적 구도상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국제 정세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일방적 위협, 패권주의, 진영 대결 및 신 식민주의적 역류가 거세다"면서 "국제사회가 파편화하고 '정글의 법칙'으로 퇴보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실상 미국의 이란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을 겨냥해 "거리낌 없이 타국을 군사 공격하고 주권국의 지도자를 죽이며, 정권 교체를 선동하고 일국의 지도자를 체포해 재판하는 행위 등은 유엔 헌장의 뜻과 원칙에 심각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현재 유라시아 대륙 불안정성의 주원인은 외부의 파괴적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 계획에 대해서는 "우주 공간에서의 충돌 위험을 크게 높인다. 우주 공간을 무기화하고 무장 대결의 장소로 쓰게 된다"고 봤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입하고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 등을 기반으로 아태판 나토를 만들려는 행위는 지역 평화·안정을 굳건히 하는 임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극권에서 진행 중인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대비해 다자주의를 부각하면서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기존 국제기구인 유엔·WTO뿐만 아니라 중러 주도인 브릭스(BRICS)·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의 역할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양국은 양자 채널은 물론 유엔·브릭스·SCO 등 다자 플랫폼을 통한 협력 강화 입장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2001년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시작한 SCO는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 등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회원이 10개국으로 늘었다.
또 옵서버 2개국, 대화 파트너 14개국 등 전체 구성국은 26개국으로 증가했으며, 회원국 영토 면적이나 인구수 기준 세계 최대 국제조직이라는 게 중국 매체 설명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톈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SCO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개국이 결성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아랍에미리트·아르헨티나·이집트·에티오피아 등이 추가 가입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 등 서방에 맞서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결집에 공을 들이는 만큼, 브릭스와 SCO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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