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성과급 배분 논의’와 ‘연대가 빠진 노동운동’을 우리 사회에 숙제로 안겼다. 특히 성과급 문제는 경영계 전반에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는 만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테이블에서 조속히 논의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성과급 제도화를 포함한 기업의 추가 이익분배 논의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에 배분하는 성과급 제도화를 명문화했다. 이 같은 선례는 경영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임금 문제나 원하청 노조 간 갈등으로 비화할 여지도 있다.
◆경사노위 의제로 다룰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갖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날 “사회적으로 좀 더 검토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도 최근 국회에서 “(삼성전자 관련) 성과와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교섭구조 문제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사태가 마무리되고 사회적 논의를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논의 테이블로는 노·정 협의체, 경사노위 등이 거론된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정석은 경영계가 포함된 경사노위에서 논의하는 것이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정부가 노·정 협의체에서 다루고자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논의 등이 노·정 협의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사노위는 노·사가 동의할 시 해당 의제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중 출범 예정인 ‘노사관계 제도발전 위원회’에서 다루는 방안도 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노사관계 제도발전 위원회에서 성과급을 안건으로 다루는 게 어렵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처럼 마냥 현장에 맡겨놨을 경우 개별 사업장에서 혼란을 일으킬 확률이 크기 때문에 논의 필요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운동의 퇴행’ 평가
삼성전자 노조가 보인 모습은 사회적 지지를 얻지 못한 ‘노조 이기주의’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있다.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는 이익에만 매몰된 투쟁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운동 역사에서 일종의 오명을 남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조 운동의 역사가 발전하는 속에서 오히려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집단의 이해만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의나 연대가 어떤 의미인지 고찰이 부족했고, 사회의식도 없었다”고 직격했다.
일명 ‘금수저노조’, ‘귀족노조’ 논란을 증폭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덕호 교수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대해 ‘돌연변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 노동운동의 바탕은 연대였고, 노동자가 하나의 계급이었다”며 “지금은 대기업 노조를 귀족노조라고 지칭하듯 노조 안에서도 확실한 계급이 생겨버렸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