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는 국가 생존전략이다. 에너지 기본소득은 국민 생존전략이다. 에너지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전략은 지역 생존전략이다.”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세계에너지포럼’ 기조강연에 나선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제 전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세계적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 재생에너지 중심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전기화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중동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을 덜 받고 회복탄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이사장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0GW로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2000년대 초반부터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지난해 말 기준 40GW인데 4년 안에 100GW 달성은 엄청난 도전”이라면서 “매년 10∼12GW를 확대하려면 하루에 30MW를 늘려야 한다. 평수로 따지면 10만평을 매일 해야(늘려야) 하는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으로는 햇빛·바람소득마을 등 주민 참여 모델이 제시됐다. 최 이사장은 “온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며 “국민이 생산·유통·소비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가 전 국토를 필요로 하고, 전 국민이 참여해 소비해야만 감당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좋은 점은 재료가 들지 않아 기본소득을 만들 수 있다”며 “에너지기본소득으로 우리 삶을 영위해갈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긍정적이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에너지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로는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정책 추진(36.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에너지 공급 안전성 확보 필요(20.7%)’, ‘국내 에너지 자립도 제고(16.7%)’가 뒤를 이었다. 발전 지역과 소비 지역 간 전기요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전기요금 지역별 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77.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양선화 전북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새만금 RE100 구상과 전북의 미래’를 주제로 정책발표에 나섰다. 양 국장은 “전북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국 1위”라며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없지만 전력 자립률이 73.4%로,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2040년까지 50GW까지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 수많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게 될 곳이 새만금”이라며 “주민들이 살고 있지 않아 수용성이 높고, 공항·항만·철도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국장은 “새만금이 국가 첨단 전략 산업의 베이스캠프이자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마음 놓고 친환경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친근한 보금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는 전력시스템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정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늘릴 수 없다”며 “재생에너지원의 확대와 화석연료 발전, 원자력 발전 등 기존의 급전 가능 발전원의 감소로 인해 수요와 공급 유지를 위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핵심은 ‘공급 확대’가 아니라 ‘통합 유연성 최적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버터 안정도, 수요 유연성, 저장 포트폴리오, 송전망 방목, 시장 설계 순으로 우선순위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