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별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이 최대 729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최근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확대 방침을 밝힌 만큼 지역별 재생에너지 자립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에너지전환포럼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기초지자체의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얼마나 충당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조사 대상 재생에너지는 태양광과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등이다.
조사 결과 전국 기초지자체 226곳 중 전력 소비 상위 20개 지자체의 평균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은 3.2%에 불과했다. 이들 지역의 전력 소비량은 총 220TWh로 전국 전력 소비량의 40%가량을 차지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지역은 경기 평택시로 연간 21.77TWh를 소비했지만,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0.9%에 그쳤다. 반면 경북 영양군은 사용 전력의 656%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두 지역 간 격차는 729배에 달했다.
특히, 경기 화성시와 울산 남구 역시 전력 소비량은 각각 21.37TWh, 15.28TWh이지만,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0.9%, 0.2% 수준에 머물렀다. 단체는 이 같은 구조가 국내 전력망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지역일수록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낮아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와야 하는 구조”라며 “송전망 포화와 신규 송전선 건설 갈등, 막대한 비용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도권 전력 수요 상당 부분은 지방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송전망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며, 신규 송전망 구축에는 평균 12년가량의 시간과 72조 원 규모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생산된 전기를 보내지 못해 버려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송전망과 저장시설 부족으로 버려진 전력량은 총 164.4GW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백억 원 규모에 이른다.
단체들은 해결책으로 지역별 재생에너지 확대를 제시했다. 특히, 옥상·공장 태양광은 1년, 육상 태양광은 2년 안팎이면 설치할 수 있어 비교적 빠른 전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에너지전환포럼 분석 결과 경기 평택시의 영농형 태양광 잠재량은 7510㎿, 충남 당진시는 1만2076㎿ 규모로 조사됐다. 두 지역 잠재량을 합치면 1000㎿급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20기 수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전남 해남군은 ‘솔라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이 104.9%에 달하며, 대규모 재생에너지 집적단지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기업 유치에 성공한 사례로 꼽혔다. 솔라시도는 산업용 평균보다 50원 저렴한 전력 공급을 기반으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시설 유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돼 기업 유치와 민간 투자 확대 효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단체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재생에너지는 전력 구조 문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경제와 산업 발전, 에너지 안보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지자체별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 의무화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환경에너지 전문위원은 “지방선거로 선출될 지자체장들은 에너지 전환을 이끌 책임이 있다”며 “전국 지자체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 30% 달성을 공약으로 선언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