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언 “지금 정치, 모두 ‘나’를 위해서 해…어떻게 노무현 정치냐” ① [더 깊숙한 인터뷰]

대한민국은 현재 ‘정치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재명정부의 탄생. 일련의 사건은 한국 정치의 복잡성과 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세계일보는 정치적 격랑 속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층 더 깊은 온라인 인터뷰를 준비했다.

 

<‘더’ 깊숙한 인터뷰>라는 코너로 정치인들의 신념과 태도, 그리고 정치철학을 내밀하게 파고들 계획이다. 질문에 재질문을 거듭하며 그들의 속내를 끌어내고, 이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는 뜻에서다.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 /2026.05.12 허정호 선임기자

매년 5월 23일.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로 집결한다. “운명이다”를 남기고 서거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17주기다. 그의 죽음은 진보진영에 큰 전환점을 만들었고, 지금의 진보우위 정치구도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진보, 또는 민주진영의 정치인들은 ‘노무현 정치’를 말하고, ‘노무현 정신’을 말한다. 진보진영의 최대과제였던 검찰개혁은 그러한 ‘노무현 정신’의 상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정치인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그런 움직임에 “실제로 어떤 법안을 밀어붙이거나 혹은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고자 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끌어온다”고 비판한다. 세계일보는 그래서 그를 찾아가 물었다. 곽상언이 생각하는 노무현 정신은 무엇이고, 그 정신이 지금 한국 정치에 어떻게 작동되고 있나. 곽 의원은 ‘노무현 정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인터뷰는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내 곽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됐으며 질문자의 질문과 곽 의원의 답변은 최대한 현장감을 살려 질문 순서대로 편집했다. 일부 답변은 곽 의원의 서면답변을 참고했다. 다음은 곽 의원과의 질문 내용. 

—최근 정치 유투버들에 대해 비판하십니다. 이건 책임지지 않는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권한 행사와 책임은 일치해야 합니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면 링 밖에서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링 위로 올라와 공적 무대에서 시합을 해야 합니다. 제가 유튜브 권력을 두고 드린 비판은 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제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걱정에서 나온 겁니다. 정치는 제도와 신뢰 위에 서 있습니다. 몇몇 정치 유튜브가 의제를 자의적으로 정하고 후보 공천과 정책 결정까지 손을 대는 순간, 정당정치는 파괴되고 대의민주주의는 흔들립니다.”

 

—이런 비판에 ‘선한 의지’로 ‘선한 목적’을 행사하기 위함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웃으며) 선한 의지로 따귀를 때리면 따귀를 때리는 것이 아닌가요? 모든 권력은 ‘선한 의지’를 말합니다. 모든 독재는 선한 의지를 강조하지요. 선한 의지를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을 표현하는 겁니다. 향기는 퍼지고, 사랑은 증폭되고, 권력은 무절제합니다. 그래서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거고, 상호 견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국민을 위해 권력행사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기본입니다. 그 기본을 끊임없이 어기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난 그렇게 해도 돼요’라면서 제도를 무너뜨리면서 자신의 이득을 관철하고 있는 거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생전에 ‘제도를 통한 경쟁’을 강조하셨죠. 의원님의 ‘노무현정신을 말하는 사람들이 노무현을 이용만 하고 있다’는 말씀을 저는 여기서 찾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장인 어르신(노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분들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정신대로 계승하면 됩니다. 보여주면 되는데 안 보여주죠. 기자님께서 쓰신 ‘이용’이라는 표현은 ‘사적 이용’을 뜻합니다. 나만을 위해 돈 받아먹으면서 ‘노무현 정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이상한 법안을 들고 나오면서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하지 않나.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 말씀드릴께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검찰개혁을 시작하신 것은 맞습니다. 노 전 대통령께서 수사과정에서 돌아가신 걸 가장 잘 아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저입니다. 노무현이라는 정치 지도자는 권력을 나를 위해서 사용하거나 권력개혁을 나때문에 하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절대 없어요. 나를 위해서 하자는 게 아니었어요. 지금 정치를 보세요. 전부 다 ‘나’를 위해서 합니다. 그게 어떻게 노무현 정치입니까. 노무현 정신을 정반대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신’하면 유시민 작가가 많이 거론되지요. 저는 유 작가가 아직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의 울분과 분노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질상 타인을 평가하는 것을 사실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별로 가능하면 안 하려고 합니다. 제가 말씀드렸지만, 어르신의 가치기준을 사실 정치하면서 실현하면 됩니다. 어…뭐랄까.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의 상징화를 통해서 그것도, 의도적 상징화 혹은 편의적 상징화를 통해서 어떤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정치인 중에 한 명의 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 노무현의 정신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예전의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수는 있죠. 코끼리를 만나면 어떤 사람은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어떤 사람은 코끼리 코만 만지고, 귀만 만지고요. 각자 이해하는 방식이 다를 수는 있죠. 그건 좋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을 어떤 다른 목적때문에 왜곡하는 것은 자신의 말과 다른 숨은 뜻이 분명히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왜곡에는 사익이 있다고 보시나요?

 

“사익이 없겠습니까? 온전히 타인을 위해서 사는 사람도 없고, 온전히 공익적으로 사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다만 공익을 자신만이 향유할 수 있는 어떤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기술이 발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하고 천성상 그런 사람도 아닙니다.”

 

-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