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당국에서 풀려난 가자지구구호선단 활동가들로부터 구금 동안 이스라엘 군에게 폭행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인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제2야당 오성운동(M5S)의 다리오 카로테누토 의원과 현지 일간지 소속 기자는 이스라엘에 구금됐을 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글로벌 스무드 선단에 합류했으나 이스라엘 군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은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더니 우리를 때리기 시작했다”며 “3명이 눈을 때렸고 발길질하면서 잔인한 폭행을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카로테누토 의원은 “어느 순간부턴 이러다가 더 이 상 앞을 볼 수 없겠다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들은 더 심한 폭행을 당한 활동가들도 있다면서 팔∙갈비뼈가 부러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이스라엘의 얼굴”이라며 이스라엘의 행태를 규탄했다. 앞서 가자지구구호선단에 탔다가 이스라엘 군에 구금된 이탈리아인은 총 30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억류된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조롱하던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해 각국이 항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벤 그비르 장관은 전날(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체포된 활동가 약 430명이 아슈도드 항구 임시 구금 시설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모습을 촬영하고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영상에는 활동가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바닥에 머리를 박고 무릎을 꿇는 등 굴욕적인 자세를 강요당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들 사이를 거닐며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이곳의 주인이다”라며 조롱 섞인 말을 남겼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벤-그비르 장관에 대한 제재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타야니 장관 외에도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역시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마틴 총리는 이스라엘의 EU 시민들에 대한 처우가 충격적이고, 벤-그비르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다음 달 유럽이사회 회의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최소한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금지와 EU-이스라엘 협력 협정 일부 혹은 전면 중단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00년 6월 발효된 EU와 이스라엘 간 협력 협정은 양자 간 무역·경제·정치 협력을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인권 존중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벤-그비르 장관의 행동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벤-그비르 제재를 시급한 문제로 삼으면서 스페인은 이미 지난해 9월 그를 입국 금지했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전날(20일) 엑스를 통해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국제 선단 구성원들을 모욕하는 벤 그비르의 영상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누구든 우리 시민들을 학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