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살해한 명문대생 손녀…“이 정도로 죽을 줄 몰라” 조재복 혐의 부인 [금주의 사건사고]

5월 셋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할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20대 여성이 구속되는가 하면 전 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청주 실종 여성 살해범 김영우(55)는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장모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복(26)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 조부 흉기 살해한 20대 여성 구속…“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지난 20일 존속살해 혐의로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한 20대 여성이 ‘할아버지에게 위협받은 게 있었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서울북부지법 박사랑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여성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50분쯤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조부인 8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부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범행 이후 직접 119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했다. 범행 당시 두 사람은 다른 가족 구성원 없이 한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할아버지에게 위협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는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국내 명문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과거 가정폭력 등 신고 전력이 없는 점, A씨가 범행 당시 음주나 약물 상태가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전 연인 살해 후 시신 유기…김영우 징역 23년

청주 실종여성 살해범 김영우(55) 머그샷. 오른쪽은 실종된 여성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지난해 11월26일 충북 충주시 목벌동의 충주호에서 인양되는 모습. 충북경찰청 제공·JTBC 보도화면 캡처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영우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폐수처리장에 유기하고 피해자 차량을 호수에 빠트리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며 “피고인의 거짓말로 수사가 장기화했고, 사망한 이후 오랫동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들은 피해자 실종 이후 불안과 걱정에 시달렸고, 앞으로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유족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영우는 지난해 10월14일 오후 9시쯤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인 50대 여성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자신이 운영하는 오폐수처리 업체로 출근했다가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했다.

 

◆ ‘캐리어 시신 유기’ 조재복 “장모님 죽일 생각 절대 없었다”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사위 조재복(26)의 머그샷. 오른쪽은 지난 3월18일 장모의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대구 신천으로 이동하는 모습. 대구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채희인)는 21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재복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낭독 후 조재복의 변호인은 존속살해, 시체유기 혐의는 인정했지만 특수존속감금, 특수중감금치상 등 혐의는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배우자에게 ‘건달들을 불러 산 채로 묻겠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장모에게 한 말은 아니며 홈캠은 강아지를 돌보기 위해 설치한 것일 뿐 감시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이 임의로 외출할 수 있었고 출입을 막기 위한 시정장치도 없었다며 감금 혐의를 부인했다.

 

쟁점은 존속살해 혐의의 살인 고의 인정 여부였다. 변호인과 달리 조재복은 법정에서 “이 정도로 때렸다고 해서 사람이 죽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가 미필적 고의의 의미를 설명했지만, 조재복이 “그 생각까지는 못 했다”고 답하고 반성문에도 “장모님을 죽일 생각은 절대로 아니었다”는 내용이 반복되자 살인의 고의도 부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조재복은 지난 3월 대구시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50대 장모를 손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조재복의 양형 기준을 정하기 위해 다음 기일에 그의 아내를 불러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