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도 꽂힌다”…시속 115㎞ 대포알 슛, 핸드볼 H리그를 뒤흔들었다

장신·단신 가리지 않은 외곽포 경쟁…반 박자 빠른 슈팅까지, H리그 화력전의 중심
하남시청 김재순(왼쪽)과 충남도청 육태경.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코트를 가르는 대포알 슛이 올 시즌 핸드볼 H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화려한 윙 슛과 절묘한 회전 슛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관중석에서 가장 큰 탄성을 자아낸 건 단연 외곽에서 터지는 강력한 중거리포였다. 상대 수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장거리 슈팅은 현대 핸드볼의 흐름을 바꾸는 핵심 무기이기도 하다.

 

22일 한국핸드볼연맹에 따르면, 2025∼2026 핸드볼 H리그에서는 남녀부를 통틀어 강력한 외곽포를 앞세운 ‘캐논 슈터’들이 코트를 수놓았다.

 

남자부 최고의 장거리 슈터는 하남시청의 김재순이었다. 김재순은 올 시즌 108골 가운데 92골을 9m 라인 밖 중거리 슛으로 기록했다. 전체 득점의 85.1%를 외곽포로 채운 셈이다. 그는 총 194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92골을 성공시키며 47.4%라는 높은 성공률까지 기록했다.

 

194㎝의 압도적인 신장과 높은 타점을 앞세운 김재순의 점프 슛은 상대 수비와 골키퍼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상무 피닉스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하남시청으로 복귀한 그는 곧바로 팀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충남도청의 신예 육태경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장신 선수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외곽 슈팅 부문에서 170㎝의 비교적 작은 체격에도 남자부 장거리포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육태경은 시즌 164골 가운데 61골을 중거리 슛으로 기록했고, 143차례 시도해 42.6%의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저돌적인 드라이브인과 블로킹 타이밍보다 반 박자 빠른 슈팅 릴리스가 강점이었다. 상대 수비가 반응하기 전에 슛을 던지는 감각으로 신체 조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도시공사 김진영(왼쪽)과 여자부 대구광역시청 정지인.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인천도시공사의 우승을 이끈 김진영도 빼놓을 수 없는 외곽포 자원이다. 김진영은 시즌 121골 중 59골을 중거리 슛으로 성공시키며 해당 부문 3위에 올랐다. 185㎝의 탄탄한 체격과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코트 어느 위치에서도 위력적인 슈팅을 구사했다.

 

스피드 부문에서는 충남도청의 김태관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관은 이번 시즌 최고 구속 시속 115.64㎞를 기록하며 남자부 ‘캐논 슈터’에 선정됐다. 시즌 55골 가운데 41골을 장거리 슛으로 완성하며 폭발적인 화력을 입증했다.

 

여자부에서는 대구광역시청의 정지인이 최고의 중거리 슈터로 활약했다. 정지인은 시즌 111골 중 69골을 외곽에서 터뜨렸다. 전체 득점의 62.1%를 중거리 슛으로 해결할 만큼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었다. 그는 총 169차례 슈팅을 시도해 69골을 넣으며 40.8%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서울시청 우빛나(왼쪽)와 광구도시공사 김지현.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서울시청의 우빛나는 또 다른 유형의 강슛 능력을 선보였다. 시즌 152골 가운데 58골을 장거리 슛으로 성공시키며 여자부 2위에 올랐다. 172㎝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강한 상체 힘과 순간적인 손목 스냅을 활용해 강력한 슈팅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우빛나는 올 시즌 최고 시속 99.16㎞의 슈팅을 기록하며 여자부 최고 구속 타이틀도 차지했다.

 

광주도시공사의 김지현 역시 강력한 외곽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126골 중 52골을 장거리 슛으로 기록했다. 몸싸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안정적인 밸런스와 파워가 강점으로 꼽힌다.

 

중거리 슈팅은 성공 확률이 낮은 고난도 공격 방식이다. 슈팅이 막히면 곧바로 상대의 속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 부담도 크다. 그럼에도 확실한 외곽 슈터의 존재는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꿀 수 있다. 올 시즌 H리그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 역시 코트를 뒤흔든 강력한 장거리포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