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의 ‘이과 과목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는 과학탐구 응시 비율이 22.3%까지 떨어지며 최근 6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학들이 자연계열 학과에 사회탐구와 확률과 통계 응시를 허용하면서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문과 과목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6년 5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 결과 분석’에 따르면 올해 고3 수험생의 과탐 응시 비율은 22.3%로 나타났다. 이는 통합수능이 처음 도입된 2021년 44.8%의 절반 수준이다.
과탐 응시 비율은 2022년 46.3%, 2023년 47.9%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4년 44.1%, 2025년 33.4%에 이어 올해는 22.3%까지 떨어졌다.
실제 응시 인원도 크게 줄었다. 과탐 응시자는 지난해 5월 21만7723명에서 올해 13만7455명으로 8만268명(36.9%) 감소했다. 2021년 28만1499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과목별로 보면 감소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생명과학Ⅰ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41.6% 줄어든 4만2301명으로 나타났고 지구과학Ⅰ은 37.9%, 물리학Ⅰ은 36.9%, 화학Ⅰ은 32.6% 줄었다. 과탐Ⅱ 과목 역시 화학Ⅱ(-32.4%), 생명과학Ⅱ(-26.0%), 지구과학Ⅱ(-17.5%), 물리학Ⅱ(-17.4%) 등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수학에서도 이과 계열 선택 과목 감소 현상이 확인됐다. 올해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은 32.2%로 최근 6년 새 가장 낮았다. 통합수능 첫해인 2021년 41.0%였던 비율은 2023년 48.4%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미적분 선택 비율은 올해 29.9%로 떨어지며 통합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반면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은 67.8%까지 상승했다. 사실상 수험생 10명 중 7명이 문과형 수학을 택한 셈이다.
종로학원은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사회탐구 응시를 허용하고 확률과통계 선택을 인정하는 대학이 늘어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각 대학이 자연계 학과에서 사탐, 문과 수학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면서 과탐, 이과 수학 응시 비율이 하락한 것”이라며 “이과 성향 과목 응시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2027학년도 수능 점수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 통합수능 도입 이래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수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