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광훈 출국금지 처분 정지되면 도망갈 염려 다시 검토”

검찰 “집회 참여 제한 또는 더 엄격한 주거지 제한” 요청
전광훈 측 “출금 취소소송은 재판청구권 행사” 반박

법원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출국 금지 처분이 정지되면 보석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미국에 방문해 폴라 화이트(목사)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공언했는데, 법원의 제동으로 미국행은 무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22일 전 목사의 특수건조물침입교사 등 혐의 세 번째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조건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피고인은 현재 출국금지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피고인이 해외 출국을 하게 되면 그 자체로 주거지 제한 보석 조건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전 목사에 대해 더 엄격한 주거지 제한을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이 집회에서 범행 동기가 정당하다고 발언하는데 법정에서 주장할 내용을 반복적, 공개적으로 불특정다수에게 발언하면서 정범들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집회 참여 제한을 보석 조건에 추가할 것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에 전 목사 측 변호인은 “재판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어떻게 보석 조건을 위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 목사의 공적 활동은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 가능한 활동이 전부”라며 “피고인은 하루에 1∼2시간 정도만 공적 활동을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판사는 그러나 “보석 결정은 출국금지 조치에 의해 피고인이 해외로 갈 수 없다는 전제하에 내린 것”이라며 “출국금지 처분이 정지된다면 도망할 염려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의 발언이나 다른 행동이 다른 처벌 규정에 해당한다는 걸 확인할 경우에도 도망 염려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직후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도록 조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서부지법은 지난달 7일 전 목사가 유명인이어서 도주 우려가 적고 해외 도주는 출국금지 조치로 막을 수 있는 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전 목사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할 것, 공소사실에 피고인의 교사행위에 대한 정범으로 기재된 사건 관계자와 직간접적으로 소통하지 않을 것 등을 달았다.

 

그런데 전 목사가 석방 닷새 뒤인 지난달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주말 예배에서 화상 설교를 하고 같은 달 18일 광화문 집회 현장에 참석하는 등 외부 활동을 이어가자 ‘보석 조건 위반’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 목사는 10일 광화문 집회 화상 발언에서 “재판부에 2주간 미국에 보내달라고 허락받을 것”이라며 “폴라 화이트(목사)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목사 측은 출국금지 집행정지 신청과 출국금지 조치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수원지법은 출국금지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했지만, 이와 별개로 처분 취소 행정소송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