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물던 시각 인근 검문소에서 25발이 넘는 총성이 울리며 보안 신화가 또다시 무너졌다. 지난 4일과 지난달 25일에 이어 불과 한 달 사이 벌어진 세 번째 총격 사건이다.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백악관 주변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뚫릴 수 있는 ‘위험지대’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오후 6시 직후 발생한 이번 사건은 아이젠하워 행정동 옆 검문소에서 시작됐다. 괴한이 가방에서 무기를 꺼내 발사하자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즉각 응사하며 일촉즉발의 교전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총격 발생, 엎드려!”라는 긴박한 외침과 함께 브리핑실로 대피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고 현장을 지나던 행인 1명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직후 백악관 일대는 즉각 봉쇄됐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은 합동 수사팀을 꾸려 용의자의 신원과 범행 동기 그리고 검문소 접근 과정에서의 보안 허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앞선 두 차례의 총격 사고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력의 소행인지 아니면 모방 범죄인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표적이 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이번 사건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결부시켰다. 잇따른 백악관 인근 총격은 단순히 보안 문제를 넘어 미국 내 극단적인 갈등의 표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백악관 주변 경계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울타리를 높이고 검색대를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통치권자의 바로 옆까지 무장 괴한이 접근할 수 있는 보안 구멍을 메우지 못한다면 더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떠한 보안 대책을 내놓을지 나아가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가 향후 정국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