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실업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6개월 이상 구직 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가 5년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일자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해 장기 실업자로 밀려나는 고용 고착화 현상이 뚜렷하다.
24일 국가데이터처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10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6%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로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다.
이 현상의 중심에는 청년층이 있다. 장기 실업자의 56.5%인 6만 1000명이 20대와 30대였다. 특히 30대의 경우 증가 폭이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팔랐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 채용 확대로 인해 인턴이나 스펙 쌓기에 매몰된 청년들이 노동시장 재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초일류 기업의 높은 연봉이 공개되면서 청년층의 눈높이는 높아졌다”며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보다 차라리 스펙을 추가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청년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진단했다.
중동전쟁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린 고용 시장의 위축은 청년들의 고립을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장기 실업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