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불거진 ‘역사 폄훼’ 파문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썼다는 비판 속에 정부 부처와 여권의 공세가 지속되자 국민의힘은 “민간 기업에 대한 정부 주도 불매는 과도하다”며 맞불을 놨다. 사과-자숙 모드인 스타벅스 입장으로선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탱크데이’ 논란에 이어 세월호 참사 추모일과 관련된 기업 이벤트 논란을 언급하며 거듭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세월호 참사 추모일(4·16)에 사이렌 이벤트 개시라니…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도 스타벅스 관련 상품 불매 움직임에 나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엑스에 “행안부는 앞으로 각종 설문조사·공모전·국민참여 이벤트 등에 민주주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 국방부도 스타벅스코리아와 함께 진행했던 장병 복지 증진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여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업의 부적절한 마케팅을 비판하고자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마찬가지로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의 희생과 같은 역사적 상처를 비겁하고 저열하게 조롱한 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책임을 묻는 것 또한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은 이 대통령이 2년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한 것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이성을 상실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애당초 이벤트는 없었다. ‘사이렌 클래식’ 신제품 나왔다고 알리는 평범한 출시 공고다. ‘사이렌’은 스타벅스의 상징이고,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모든 제품에 붙는 공통 명칭”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페이스북에 “스타벅스는 분명 잘못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민간의 불매운동과 언론·시민단체 비판은 자유지만, 공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과 집권여당 후보가 직접 나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캠프에 스타벅스 금지령을 내린 데 대해 “아주 신속하고 정확한 대통령 코드 맞추기”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정치 쟁점으로 번지는 데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 진영의 결집을 위해 이슈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관련 기사에 대해 진보, 보수 성향 소비자들의 댓글이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해당 기업이 문제점을 인정하고 최고 임원을 해고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음에도 정부-정치권의 몰매를 맞는 양상으로 흐르자 다른 기업들도 “정치적 논란이 생길만한 일은 아예 만들지 말아야한다”며 경계 수위를 한껏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내부에서도 일선 직원들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마케팅 논란을 일으킨 직원을 겨냥해 “너 때문에 피해 보는 파트너만 몇천명이다. 연장이 필요한 파트너는 연장 끊겨서 생계가 힘들어지고 점장님들은 죄다 근무계획과 매출계획 수정해야하고 디엠들은 본사랑 매장 간 소통 격차 줄이려고 매장 뛰어다니면서 X고생 중”이라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