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과 통합 재건축 신반포 19·25차 사업을 두고 대형 건설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한강변 핵심 입지와 수조원대 공사비가 걸린 초대형 사업인 만큼 이달 말 판가름이 날 수주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주목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 19·25차 수주전 결과는 30일 같은 날 공개된다. 각 조합은 최종 선정한 시공사를 나란히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압구정5구역 수주전 과정에서는 한 건설사 직원이 경쟁사 홍보관 내부를 볼펜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찰 수사로까지 번지는 등 과열 양상도 나타났다.
◆‘현대타운’ vs ‘아크로 압구정’
◆전 세대 한강 조망… 신기술 경쟁 무대
강남권에서 맞붙는 2개 사업장, 4개 건설사 모두 전 세대 한강 조망뿐 아니라 신기술을 총동원하며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람사’와 ‘모르포시스’ 등 유명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한다. DL이앤씨는 야부 푸셸버그와 톰 스튜어트 스미스 등 글로벌 전문가들과 조합원 수요를 반영한 설계안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기존 한강변 아파트의 한계로 지목됐던 ‘북측 한강 조망’과 ‘남향 일조권’ 사이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블(Swivel)’ 특화 평면도 도입했다. 거실과 주방 배치를 입주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경할 수 있는 구조다. 포스코이앤씨는 약 250m 길이의 스카이브리지를 조성하고, 기존 약 103m 수준이던 한강 접도 구간을 333m까지 넓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자사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선보일 ‘쇼룸’이자 경력이 되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수주 실적을 올리는 것을 넘어 향후 브랜드 가치를 좌우할 기술 경쟁의 시험대라는 점이 수주전 과열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조합원 금융혜택이 승패 좌우
이번 수주전은 기존의 건설사 브랜드와 함께 조합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금융혜택이 승패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0%와 함께 추가 분담금을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경쟁사인 DL이앤씨도 조합이 제시한 예정액보다 낮은 평당 1139만원의 확정 공사비를 제안했다. 이에 더해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제로와 분담금 납부 입주 후 7년 유예, LTV 150% 적용 등 솔깃할 만한 혜택을 내세웠다.
삼성물산과 맞붙은 포스코이앤씨는 더욱 파격적인 금융혜택을 내걸었다. 삼성물산이 △사업비 전액 한도 없는 최저금리 책임 조달 △이주비 LTV 100% △입주 시 분담금 100% 납부(대출 불필요) 등을 제안하자 포스코이앤씨는 ‘제로 투 원’ 프로젝트로 맞대응했다. ‘제로(0)’는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0원으로 만들고 ‘투(2)’는 시공사 선정 직후 전 조합원에게 가구당 2억원씩, 총 892억원 규모의 자금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1)’은 전체 사업비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뜻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강남권 정비사업인 만큼 더 상징성 있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조합원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건설사가 어디인지에 따라 표심이 갈릴 것”이라며 “과거 컨소시엄 형태 중심이었던 강남권 수주전이 최근 단독 수주 방식으로 바뀌면서 건설사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