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5-25 06:00:00
기사수정 2026-05-24 16:31:10
재건축 사업 수주전 과열
포스코, 조합사업비 금리 CD -1% 제시
구청 “재산상 이익 간주 금지될 수도”
신반포선 건설사 간 ‘쩐의 전쟁’ 벌어져
강남권 이외 지역선 사업 지연 양극화
서울 강남권 핵심 재건축 사업 수주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금융 지원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이주비·분담금 부담에 이를 좀 더 덜어줄 수 있는 건설사 쪽으로 조합원 표심이 기우는 경향과 무관치 않다. 일부 건설사는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는 물론 기준금리보다 낮은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 조건까지 제시하며 파격적인 금융 지원 경쟁에 나섰다. 반면 강남권 밖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유찰되거나 정비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곳도 적지 않다. 정비사업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 19·25단지 재건축에 뛰어든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은 조합사업비 금리를 놓고 출혈 경쟁을 방불케 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찰과정에서 조합사업비 조달금리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대비 -1% 수준으로 제시했다. 통상 사업비 대여금리는 CD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데 기준금리보다 낮은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경쟁사인 삼성물산도 CD금리+0%를 제안했다.
건설사들의 금융 혜택 경쟁이 과열되면서 위법 소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시공과 직접 관련 없는 금전·재산상 이익 제공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대출 조건을 제시하는 건 사실상 과도한 금전 지원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이에 서초구청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사업비 대여금리 조건이 금융기관 대출금리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이 재산상 이익으로 간주돼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의사결정을 권고했다.
압구정5구역 사업을 노리는 DL이앤씨의 경우 이주비 등 금융 지원을 포함해 주택 가치의 최대 15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기로 했으며, 현대건설 역시 LTV 100% 조건을 내걸었다.
그만큼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을 따내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강남권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지에 건설사들의 자금과 수주 경쟁이 집중되면서 정비사업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 정비몽땅에 따르면 5월 초 정비사업장 중 착공 이후 단계에 이른 곳은 12%에 불과하다. 정비사업 전반적으로 추진이 더딘 가운데 강남 일부 단지에서만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건설사들이 공사비 미수금이나 미분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익성과 상징성이 확실한 강남권 사업지에 수주 역량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강남권에서는 과열 경쟁과 위법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로 수주전이 치열한 반면 외곽 지역에서는 사업 지연이 이어지며 정비사업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