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유통업계의 아동 지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성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한 끼 식사, 치료 환경, 놀이와 독서 공간처럼 아이들이 실제로 머무는 생활 영역으로 후원이 들어가는 흐름이다. 아이들의 생활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도 가볍지 않다.
2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간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에 따르면 10~18세 영양결핍률은 2022년 17.8%에서 2023년 22.8%로 올랐다. 성장기 식사와 돌봄, 생활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호다.
주요 유통·식품 기업들도 취약계층 아동과 장애 아동을 중심으로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넓히고 있다. 지원 분야는 급식, 재활치료, 교육 환경 개선 등으로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동서식품은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복지단체에 총 5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위스타트, 푸르메재단, 구세군 서울후생원에 전달된다.
사용처도 기관별로 나뉜다. 위스타트는 한부모 가정 가족 나들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푸르메재단은 장애 아동의 발달과 놀이 지원에 기부금을 쓴다. 구세군 서울후생원은 시설 거주 아동을 위한 도서관 환경 개선과 필요 물품 구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동서식품은 어린이 도서 지원 프로그램 ‘꿈의 도서관’도 이어가고 있다. 초등학교에 도서를 기증하고 독서 공간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책인지, 놀이인지, 가족과 보낼 시간인지 나눠 보고 지원을 맞추는 쪽에 가깝다.
지원 방식도 바뀌고 있다. hy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아동급식카드의 온라인 사용처를 자사몰 ‘hy프레딧’으로 넓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경기도주식회사와의 협약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서울을 합친 서비스 이용 대상은 약 3만7000명 규모로 확대됐다.
서울 꿈나무카드 이용 아동은 오는 21일부터 hy프레딧 내 아동급식 전용관에서 급식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샐러드, 밀키트 등 식사대용 제품을 고를 수 있고, 일부 유제품을 제외한 200여종은 급식카드 결제 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편의성이다. 편의점이나 일부 가맹점 중심이던 선택지가 온라인으로 넓어지면서, 주변에 마땅한 구매처가 적거나 외부 활동이 어려운 아동도 집에서 식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급식 지원이 ‘쓸 수 있는 카드’에서 ‘먹을 수 있는 식사’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아동 후원은 의료·재활 영역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하남 보바스병원 어린이재활센터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치료 환경 개선, 전문 재활장비 확충, 센터 운영 기반 강화 등에 쓰인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부터 보바스병원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이 재활치료 지원과 어린이날 선물 후원 등을 포함한 누적 후원 규모는 6100만원이다. 최근에는 사내 모금 캠페인 등 임직원 참여형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사회공헌은 한동안 물품 기부나 일회성 후원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밥을 먹고, 치료를 받고, 책을 읽고, 가족과 하루를 보내는 구체적인 순간으로 지원이 옮겨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동 지원은 금액보다 지속성과 사용처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실제 생활에 닿는 방식으로 후원해야 사회공헌의 의미가 분명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