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한 팩 1000원까지…지원금 넓어지자 편의점·마트도 움직였다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가격표를 먼저 보고, 몇 개가 들어 있는지 다시 세고, 급하면 선택지도 줄어든다. 지원금이 있어도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없거나 배송이 번거로우면 실제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다이소 제공

성평등가족부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는 올해 기준 자격요건을 충족한 9~24세 여성청소년에게 월 1만4000원 상당의 구매비를 지원한다.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11~18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생리용품 구입비를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보편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생리용품 지원이 ‘지원금을 주는 사업’에서 ‘어디서 얼마나 쉽게 살 수 있느냐’의 문제로 옮겨가면서 유통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생활용품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최근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과 연계한 상품 운영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올해 말까지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과 연계해 생리대 44종 무료택배 기획전을 운영한다. 좋은느낌, 라엘, 순수한면, 디어스킨, 쏘피, 예지미인, 이너시아 등 7개 브랜드 상품이 포함됐다.

 

GS25 매장에서 상품 카탈로그를 확인한 뒤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전체 44종 가운데 33종에는 모바일 상품권 리워드도 붙는다.

 

CU도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에 맞춰 무료택배 서비스와 리워드 혜택을 강화했다. 생리대와 위생팬티 등 60여종을 점포 또는 자체 앱 포켓CU에서 주문한 뒤 지정 장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금이 있어도 매장에 원하는 제품이 없으면 불편은 남는다. 편의점 택배형 주문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까운 점포를 접점으로 삼되, 실제 선택지는 온라인처럼 넓히는 방식이다.

 

가격을 낮춘 생리대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100% 순면커버 생리대 2종을 단독 출시했다. 순수한면스페셜중형 16입은 2900원, 4입은 900원으로 개당 각각 181원, 225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특성을 고려해 급하게 생리용품이 필요한 고객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자체브랜드 ‘옐로우’를 통해 입는 타입의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선보였다. 기존 저가형 상품이 패드형 중심이었다면, 이번 상품은 팬티형 오버나이트로 선택지를 넓힌 점이 다르다. ‘입는 오버나이트 4입’은 2700원으로 개당 675원 수준이다.

 

대형마트도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말부터 초저가 생리대 8종을 판매했고,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팩을 넘겼다. 중형 기준 ‘샐리의법칙 니즈원 생리대’는 개당 98.6원, ‘잇츠미 퓨어 생리대’는 개당 98.3원 수준이다.

 

다이소도 생리용품 복지 인프라 확대에 합류했다. 국민행복카드를 통한 생리용품 바우처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깨끗한나라와 협업한 1000원 생리대도 출시했다. ‘퓨어 깨끗한 생리대’는 10매에 1000원으로 개당 100원이다.

 

생리용품 지원사업은 단순한 가격 할인 행사가 아니다. 청소년의 건강권과 일상 접근성을 다루는 복지 사업이다. 지원금 규모가 정해져 있어도 사용처가 제한적이거나 제품 선택지가 좁으면 실제 이용은 불편해진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구매 방식도 중요하다. 매장에서 직접 고르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고, 학교와 학원 일정 때문에 필요한 때에 바로 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무료배송, 모바일 주문, 앱 결제, 저가 상품 확대가 함께 움직이는 배경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생리용품은 필요할 때 바로 살 수 있어야 하는 상품”이라며 “지원금 사용처 확대와 저가 상품 운영이 맞물리면 청소년과 보호자 모두 체감하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