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GTX 철근 누락’ 긴장감 고조… 결국 국토장관 간담회도 연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예정했던 기자간담회를 돌연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시와 불거진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으로 인한 책임 공방이 고조되자, 정식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선거를 앞두고 발언에 신중해진 모양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25일 세계일보에 “간담회에서 분명 ‘GTX철근누락’ 질문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출범 1주년 취지에 맞게 다양한 현안 토론보다 (선거를 앞두고) 자칫 정치적인 이슈에 집중될까 우려됐다”며 간담회를 급히 지선 이후로 미루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간담회는 지선 이후인 6월 중 다시 추진될 예정이다.

 

20일 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캠프, 추가고발 우려했나

 

이번 간담회는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전 부처에서 각 현안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하던 것이었다. 이에 국토부도 이달 28일 오전 김 장관의 기자간담회, 이후 실˙국장 오찬 자리까지 준비 중이었지만 25일 돌연 모든 일정을 지선 이후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최근 서울시와 GTX철근누락 공방이 확대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급기야 공방을 보도한 한 언론사와 국토부 관계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이후로 더욱더 발언에 신중한 모양새다. 자칫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책임’ 등으로 김 장관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 오 시장 후보측의 추가 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법조계 자문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공사 현장의 모습. 뉴스1

◆‘GTX철근누락’ 단순 시공오류 파장 확대

 

이번 철근누락 사건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지하 5층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하 공간을 지탱하는 기둥 80개에서 설계와 달리 철근이 절반만 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면상에는 철근 두 개를 하나로 묶어 기둥 사이에 배치하도록 ‘2-번들(bundle)’이라고 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점 하나로만 표시해 철근을 하나씩만 사용한 오류를 범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자체 점검 과정에서 이를 파악해 다음달인 11월 10일 서울시에 보고했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현재 보강 공사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 시공 오류 이상의 파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고 책임공방 확대…서울시 vs 국토부 

 

논란은 철근 누락을 넘어 이를 보고하고 대응하는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서울시에 이를 보고하고 서울시가 국토부에 정식 보고를 한 5개월 동안, 서울시는 철도공단에 매달 제출하는 보고서에 철근을 누락했단 사실을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사업관리보고서에 여섯 차례에 걸쳐 51건 누락사실을 통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철도공단과 국토부는 이 같은 중대한 사실은 별도로 보고했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매달 제출하는 3공구 보고서가 400페이지가 넘고, 다른 공구까지 합치면 수천 페이지가 넘는데 시공 실패 항목에는 ‘해당 사항 없음’으로 표시하고 업무 일지 중간에만 적어둔 것은 ‘숨은그림찾기’식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서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 모두 관리 소홀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토부와 행정안전부에 “엄정한 실태파악과 철저한 안전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가 고의로 은폐하려 한 것인지, 국토부가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인지 책임 소재는 조사에서 곧 밝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