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을 뵙게 돼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관객 여러분은 우리 가족의 일부와도 같거든요.”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겸 키보디스트 허비 행콕이 11년 만에 한국 팬을 만났다. 19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 활동으로 이름을 알리며 전통 재즈와 펑크·전자음악을 결합해서 현대 재즈의 지평을 넓힌 재즈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올해 86세인 행콕은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올해 서울재즈페스티벌 마지막 날 무대에 키보드를 메고 나와 신들린 연주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외친 후 ‘헤드 헌터스’와 ‘스러스트’ 등 대표 앨범에 수록된 음악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그가 연주에 몰입하며 점점 속도를 올리자 드럼도 이에 맞춰 비트를 더욱 잘게 쪼갰다. 대형 LED 화면에 클로즈업된 그의 손은 주름이 자글자글했지만, 키보드를 무대로 독무를 펼치는 듯 쉴 새 없이 건반 사이를 오갔다.
제임스 지너스(베이스), 리오넬 루에케(기타), 제일런 페티노드(드럼), 데빈 대니얼스(색소폰) 등 그와 함께한 밴드 멤버의 기량도 뛰어났다. 행콕은 루에케를 가리키며 “이렇게 기타를 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며 치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