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위로

이실비

배드민턴채를 손에 쥐고 공중을 올려다보는 두 사람

 

마주 앉은 식탁

 

허공에 멈춘 두 개의 숟가락

 

당신의 마지막 햄스터

작고 보송했던 곁을 기억하며

우리는 수저를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말해놓고

왜 안 먹느냐고 묻지 않았다

 

베란다 밖 공원에 배드민턴 치는 소리

어설퍼도

공을 놓친 사람을 질책하는 말은 들리지 않았고

 

공을 줍고 위로 던지고 올려다보고

수저를 들고 밥을 푸고 입에 넣고

(하략)

이즈음 친구는 소중한 존재를 잃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방법을 몰라 나는 짧은 편지를 썼다. 고르고 고른 단어를 한 자 한 자 힘주어 적어 내리면서도 내 문장은 왜 이다지도 힘이 없나, 못마땅한 생각만 들었다. 편지를 넌지시 쥐여 주고 돌아서면서는 조만간 함께 밥을 먹자고 말했다.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함께 따뜻한 것을 먹자고. 꼭, 꼭. 최선의 위로란 결국 이밖에 없다는 듯.

 

사는 동안 우리는 이따금 소중한 것을 잃는다. 소중한 존재를 놓친다. 그들은 마치 날개 달린 흰 공처럼 한순간 멀리 날아가 버리고. 그런 후에도 우리는 전과 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는다. 시시로 웃는다. 시시로 운다. 식탁에 마주 앉아, 서툰 위로를 나눈다. 크고 무거울수록 어쩐지 더 서툰 마음을.

 

그러는 동안 속으로 여러 번 건넨 말은 이런 것. 네 잘못이 아니라고. 후회와 자책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는 말라고. 나는 언제나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듣고 싶었다.

 

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