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적십자사 전북도혈액원을 찾아 헌혈증서 100장을 기부한 전북 정읍경찰서 신태인파출소 소속 최재근(54·사진) 경감은 25일 “건강한 사람이 잠깐만 시간 내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헌혈의 중요성을 앞세웠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달될 이 헌혈증에는 30년 넘게 이어온 최 경감의 삶과 신념이 담겨 있다. 최 경감은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던 1996년 우연한 기회에 헌혈한 이후 이듬해 경찰관이 된 뒤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정읍이 고향인 그는 “인천의 친적집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역에 내렸는데, 아픈 아기가 있어 헌혈증이 필요하다는 한 엄마의 간절한 호소에 팔을 걷어붙이게 됐다”며 “이후 헌혈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확산에 어느 순간 습관이 됐고, 나중에는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정읍 지역 헌혈사랑 모임을 통해 월 2회 꾸준히 참여하면서 헌혈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지인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헌혈증 50장을 전달했고, 지금까지 기부한 헌혈증만 358장이나 된다. 대한적십자사가 다회 헌혈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포상인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도 받았다.
그에게 헌혈은 기록이나 훈장이 목적이 아니다. 최 경감은 “누군가는 피가 없어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놓이는데 건강한 사람이 외면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며 “병원비와 치료 부담이 큰 상황에서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꾸준히 모아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주 수요일이면 정읍 지역 헌혈의집, 헌혈버스 등을 찾아 차량 안내 봉사를 하고, 근무가 없는 날에는 요양시설 목욕 봉사와 자원봉사센터 밑반찬 나눔활동도 이어간다.
최 경감은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혈과 봉사를 이어가는 게 목표”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