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중국과 북한을 거쳐 한국을 찾는 비비언 발라크리슈난(사진)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과 28일 서울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번 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싱가포르는 2018년 북·미 정상회담 개최국이자 현재까지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 중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라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 관련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28일 서울에서 발라크리슈난 장관과 한·싱가포르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싱가포르 외교부는 24일 발라크리슈난 장관이 24일부터 28일까지 중국·북한·한국을 순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외교가에서는 발라크리슈난 장관의 이번 평양 방문이 단순한 의례적 방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가 변화할 조짐이 엿보이는 국면에서 열리는 한·싱가포르 외교장관회담에서도 한반도 정세와 역내 안보 환경 등을 둘러싼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부도 이날 “양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두 차례 이뤄진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성과사업의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양자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최근 중동 상황을 포함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최근 들어 관계를 빠르게 격상시키고 있다. 양국은 수교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11월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양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는 등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싱가포르 양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한민국과 싱가포르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안보·공공부문, 교역·경제, 지속가능성·녹색경제·에너지전환, 첨단기술·연구개발, 인적교류 등 5대 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당시 양측은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사업모델 공동 개발과 인력 양성, 기술·정보 교류 등을 추진하며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환경위성 자료를 공유하고 양자(퀀텀), 우주·위성기술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운영해 협력 체계를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아세안 내 한국의 2위 교역국이며, 세계 4위의 대한국 투자국이다. 또한 세계 5위 해외인프라협력국으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2027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