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여러분 앞에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과 발표가 다소 지연된 점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경위를 상세하게 말씀 드리기 위해서였음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 “어떠한 변명도 않겠다…모든 책임은 내 잘못”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는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한 이벤트를 진행해 거센 사회적 공분을 샀다. 해당 문구들이 과거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라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며 전적으로 경영진의 책임임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신세계 진상조사 결과 발표…“관련자 5명 대기발령, 본부장도 엄중 책임”
정 회장의 사과에 이어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이 단상에 올라 이번 사태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상세히 발표했다.
신세계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논란이 된 ‘탱크데이’ 마케팅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최종 승인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스크리닝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상진 경영총괄은 구체적인 문책 방향에 대해 “해당 마케팅 관련자 5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마케팅 총괄 본부장 역시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휴대전화 제출 거부로 고의성 미확인…추후 경찰 조사 협조”
조사 과정에서의 난항과 향후 법적 대응 방침도 공개됐다. 전 경영총괄은 “현재 관련자들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이번 마케팅이 특정 의도를 가지고 기획된 것인지에 대한 고의성 여부는 자체 조사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내부 조사의 한계를 인정하고, 향후 이 사안과 관련해 진행될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현장 직원들은 성실한 직장인일 뿐…따뜻하게 바라봐달라” 간곡히 호소
정 회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브랜드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등 애꿎은 현장 직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에 대해서도 간곡한 당부를 전했다.
그는 “지금도 전국의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다”며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분들은 스타벅스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실한 직장인일 뿐”이라며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 “사과는 끝 아닌 시작…내부 리스크 관리 근본부터 점검할 것”
신세계그룹은 재발 방지를 위해 스타벅스코리아를 포함한 전 계열사의 마케팅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검증 체계를 근본부터 뜯어고치겠다는 강력한 쇄신안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노력하고, 더 많이 듣고, 더 무겁게 책임지겠다”며 “더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고객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그는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라며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밝히며 회견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