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비우 보우소나루(45) 브라질 상원의원이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오는 10월 실시될 브라질 대통령 선거 출마를 예고한 보우소나루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길 간절히 원하고 있으나, 백악관은 확답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71) 전 브라질 대통령의 장남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날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목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의원의 측근들은 로이터에 “백악관 방문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보장된 것은 아니나 며칠 안에 성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백악관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백악관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의원의 방미는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중남미 여러 국가의 대선과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며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바뀐 나라도 여럿이다.
다만 보우소나루 의원에겐 큰 흠결이 있다. 그의 아버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27년 3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란 점이다. 강성 우파 성향으로 한때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연임 달성을 노렸으나 좌파의 거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0) 현 대통령에게 졌다. 선거 결과에 불복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2023년 1월 측근과 군 장성들을 선동해 룰라 정권 전복을 노린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했고, 결국 영어의 몸이 되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무척 친한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브라질 정부에 그의 선처를 요구했다. 룰라 정부는 이를 부당한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룰라 대통령은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의 대통령일 뿐 세계의 황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유죄를 확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옛 친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모두 식었다. 되레 룰라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며 미국·브라질 경제 협력 확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백악관을 찾은 룰라 대통령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정상회담을 마쳤으며, 이후 취재진에게 “그(룰라 대통령)와 나의 관계는 아주 좋다”고 만족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