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산부 응급체계 개선안 충청·전북 등 모자의료센터 구축 중증센터도 권역별 총 6곳 계획 동네병원 의사 파트타임 허용도
고위험 임신부의 응급실 미수용 문제가 이어지자 정부가 모자의료 협력체계를 충청·전북·제주권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산과 전문의 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 분만병원의 전문의가 권역 모자의료센터에서 시간제(파트타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인력 기준을 완화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및 응급 의료체계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사진=연합뉴스
35세 이상 고령 임신과 난임 시술 증가로 고위험 분만은 늘었지만, 의료사고 부담과 필수의료 기피로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환자 수용이 지연되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는 데 따른 대책이다. 이달 초 충북 청주의 고위험 임신부가 응급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한 채 부산까지 이송되다 태아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충북대병원은 권역 모자의료센터임에도 산과 전문의가 부재해 이송을 거부했다.
정부는 우선 현재 모자의료 협력체계가 부재한 충청권, 전북권, 제주권에 체계를 연내 구축해 전국으로 확대한다. 복지부는 또 서울에만 2곳(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이 운영되는 중증모자의료센터도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에 1곳씩 추가 지정해 전국 6개소로 확충할 계획이다.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전원과 이송 체계도 강화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내 전원전담팀 인력을 기존 5명에서 15명으로 늘린다. 여러 건의 응급실 이송 문의도 동시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복지부는 산과 등 부족한 전문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동네 분만병원 전문의가 권역모자의료센터 당직을 서거나 파트타임 근무를 허용하는 등 인력 기준을 완화해 야간·휴일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지역 분만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로를 겪고 의료사고 우려에 따른 책임 부담을 가진 만큼 권역모자의료센터를 지원할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관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인력 확보를 위한 단기 대책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 네트워크에 속한 의료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산과 의사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이라며 “분만병원 의사는 해당 병원 당직 등으로 부담이 있는 만큼 가급적 산전 진찰만 하고 분만은 안 하는 의원급에서 일하는 산과 의사들을 유인하고자 한다. 인력 확보가 쉽지 않겠으나, 지역 네트워크도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현장의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묶고 의료진의 사법적 부담을 낮춰 국민과 의료진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