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 9000억달러를 돌파하고, 국내 경제성장률은 2.5%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6일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상반기는 놀라움의 연속”이라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투자, 수출상승세가 강력하게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선방했고, 우려했던 관세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배경에 대해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과 ‘관련 비용의 상승’ 등을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반도체 등 IT 경기 호조세’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권 원장은 “(수출 최고 실적에 대해) 상당부분 가격효과에 기인한다. 실질 생산이 확대돼야 장기적으로 재무상태와 국민소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텐데”라며 “투자재원 확보라든지 구조 조정이 필요한 섹터에는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도 있겠지만, 역대 최고 수준이란 실적 전망에만 도취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올해 수출 실적도 최대품목인 반도체가 견인할 전망이다. 전체 수출 비중의 약 30∼40%에 달하는 규모가 반도체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성장세 역시 가격에 기인한 데다 이를 제외하곤 마이너스 성장세라는 점에 주목했다.
홍성욱 선임 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은) 물량보다 금액 효과가 크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연간 수출은 1.1% 역성장”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관련 종목들의 기록적인 상승세에도, 메모리 반도체 업계 특유의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 사이클 반복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산운용사 블루박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윌리엄 드 게일은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산업은 ‘막대한 등락’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업황이 급격히 꺾이곤 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JM 핀의 존 컨리프 투자부문장도 CNBC에 “현재의 메모리 주가는 높은 마진과 업계의 철저한 공급 통제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간 쏠림 현상이 심해진 만큼 시장은 조정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AI 수요가 정상적인 속도로 증가한다면 향후 3년간 생산량이 의미 있게 증가해 지금의 부족 현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