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신뢰 구축 방안을 검토·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군사합의 복원 논의가 수개월째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이날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합의 복원을 위한 관계부처 검토와 유엔군사령부와의 협의가 전면 중단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다양한 군사적 신뢰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제14회 평화통일교육주간 개막식 후 기자들에게 “8·15 경축사 대통령 연설이란 건 정부 공식 정책”이라며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9·19 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 2월 “설 명절 연휴 초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비행금지구역 복원에 대해 국방부 등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조정이 이뤄졌고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란 정 장관 설명과 달리 현재까지 구체적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9·19 합의 복원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북한은 최근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고착화했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보장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체결된 것인 만큼, 합의가 복원되어도 북한이 호응할 유인이 크지 않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도 변수로 꼽힌다. 비행금지구역 복원은 정전협정 관리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유엔사 및 주한미군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중동 위기 대응에 미국의 외교·안보 역량이 집중된 상황이 관련 논의 진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