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淸 바람’에 호남행 늘린 민주… 張·吳 서울 유세 따로따로 [6·3 지방선거]

여야대표 선거지원 딜레마

전북·전남 일부 무소속 등 약진에
정청래는 서울·경기서 한 표 호소
한병도, 전남 곳곳 누비며 ‘투 트랙’

장동혁, 금남시장서 정부·與 비판
오세훈 일정에는 동행하지 않아
중도층 표심공략 부정 영향 우려

6·3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여야 대표의 현장 행보가 순탄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수도권·충청권 험지 지원에 나섰지만, 텃밭 호남의 무소속 돌풍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처음으로 서울 유세에 나섰지만, 정작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는 따로 움직였다. 정 대표는 전북도지사 공천 과정에서 쌓인 반발이 무소속 돌풍으로 번지며 발목이 잡혔고, 장 대표는 강경 보수 이미지가 수도권 후보들의 중도층 공략에 부담을 주는 모양새다. 여야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고도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드러내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험지 누빈 鄭, 신경 쓰이는 ‘호남’

민주당 정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역에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출근길 인사를 한 뒤 곧바로 경기 동남부 도농복합지역인 여주·이천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여주와 이천은 국민의힘이 주로 시장직을 맡아온 지역으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험지에 해당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부의 예산 편성권과 다수당의 입법권 등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정 대표는 이천 이섭대천로에서 성수석 이천시장 후보와 함께 “이천시장 혼자 힘으론 못하겠지만 경기도지사와 대통령이 손발을 맞춰 이천의 반도체 시장을 전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다”며 “정부와 민주당이 예산과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주 가남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와 국정을 잘하지 않느냐”며 “이 대통령을 지지한다면 박시선 후보를 시장으로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충북 제천을 찾아 이상천 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당초 정 대표는 대표 험지인 경북을 찾아 오중기 도지사 후보를 지원하려 했지만,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로 안동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로 복귀했다.



앞서 석가탄신일 연휴기간 정 대표는 호남지역을 찾아 유세를 벌였다. 이는 호남에서의 심상치 않은 무소속 바람과도 연관이 있다. 특히 ‘반(反)정청래’ 기조를 내세운 무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의 약진이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새전북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47.3%를 기록해 민주당 이원택 후보(38.7%)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전북도지사 선거 결과는 지방선거 직후 펼쳐질 8월 전당대회 결과와도 무관치 않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북도지사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함평군수 등 일부 전남 지역에서 조국혁신당·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나타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이날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임문영 후보 지원을 시작으로 함평·나주·영암·강진 등 전남 곳곳을 누비며 정 대표와 ‘투 트랙’ 전략을 펼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 인사의 호남 추가 유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에  유세중단… 현장 달려간 여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사진 앞줄 가운데)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현장에서 “안전에 대한 대비 없이 (공사를) 한 게 아닌지 저희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현장을 찾아 수습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장 대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며 “사고 현장을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뉴시스·연합뉴스

◆서울 유세 나선 張… 함께 안 한 吳

국민의힘 장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으로 이날 서울 지역 유세에 나섰다. 다만 오 후보 일정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유세차에 올라 정부·여당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스타벅스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민의 자유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포정치를 하는 이 대통령에 밀려서 여기서 물러선다면 지방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 숨 쉴 자유마저 빼앗길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서도 “이재명이 찍어서 보낸 후보, 이재명을 따라 하다가 서울을 다 거덜 낼 것”이라며 “구청장을 할 때는 그렇게 잘했다고 자랑을 하더니 떠난 자리를 보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발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오 후보의 일정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장 대표의 선거 지원이 중도층 표심 공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오 후보 측과 일부 수도권 의원들의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선명한 대여 공세와 보수층 결집 메시지를 앞세우는 반면, 오 후보는 중도층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어 선거 전략상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층 소구력이 있는 인사와 유세를 함께하고 있다. 오 후보는 서울 종로 선거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와 동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략적 역할 분담이 매우 중요한 선거 전략”이라며 “어차피 지방선거는 생활 행정을 다루는 지자체 행정과 의회 구성을 목표로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굳이 중앙당이 개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