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오세훈, 즉시 현장 이동 鄭 “사고 수습에 만전 기해주길” 吳 “現시장으로서 깊은 책임감”
여야 지도부도 앞다퉈 현장行 정치적 공방 자제 속 예의주시 ‘철근 누락’ 이어 판세 영향 촉각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전 문제가 표심을 가를 막판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이날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최근 광역급행철도(GTX)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시공 오류를 둘러싸고 두 후보가 안전 책임 공방을 벌여온 만큼, 이번 사고가 민감한 쟁점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라 여야는 당장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고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연합뉴스
◆鄭·吳, 유세 멈추고 현장으로
정 후보는 이날 구로구에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와 간담회를 하던 중 사고 소식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이동했다. 당초 정 후보는 영등포·관악·구로·동작 등 서울 서남권 지역을 돌며 청년 공약 등을 제시할 예정이었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들은 뒤“사고로 인해 희생된 세 분의 명복을 빈다”며 “부상자 세 분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 가족 및 부상자 가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가 조속히 수습돼 시민의 일상도 지켜지기를 바라고, 공사 관계자들과 서울시에서 만전을 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도 “참담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지금은 사고가 조속히 수습되고 시민의 일상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당분간 오 후보를 향한 공세를 자제하고 수습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오 후보도 마포구 경의선 숲길 일정을 중단하고 사고 현장을 찾았다. 오후 3시10분쯤 현장에 도착한 오 후보는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으로부터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피해자 구조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오후 5시40분쯤 현장을 다시 방문했다. 오 후보는 “현재 직무가 정지돼 있지만 현직 시장으로서 정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추가 사고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공사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며 “이미 공지했지만 이 시간 이후에 모든 선거운동은 잠정적으로 중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전 문제가 이미 쟁점화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정 후보는 GTX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시공 오류와 관련해 오 후보의 시정 책임을 겨냥해왔고, 지난 23일에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을 거론하며 “나중에 큰 불상사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 후보는 정 후보 측이 “철근 괴담”으로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 일을 침소봉대하며 괴담화해 마치 모든 책임이 서울시에 있는 것처럼 하는 선거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사고현장 달려간 여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사진 앞줄 가운데)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현장에서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 빠른 시간 안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현장을 찾아 수습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장 대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며 “사고 현장을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뉴시스·연합뉴스
◆여야 지도부도 유세 중단… 판세에 촉각
양당 지도부도 사고 직후 유세 일정을 조정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경북 안동 유세를 취소하고 서울로 복귀해 사고 현장을 찾았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사고의 원인과 책임 부분에 대해 빠른 시간 안에 행정안전위원회를 열어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 계속 안전, 재난 사고에 대해 경고하고 조치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 여당을 책임지는 당대표로서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구조활동 완료 시까지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고, 과도한 율동과 로고송 등 선거운동 전반의 언행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각 시·도당과 후보자 캠프에 전달했다. 사고 수습에 방해되는 허위 정보와 추측성 발언, 정쟁성 표현과 자극적 발언도 금지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서울 지역 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현장을 방문했다. 장 대표는 소방 당국 보고를 들은 뒤 “사고 현장을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민의힘도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하고 돕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음이 무겁다. 이렇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국민의힘도 후보자와 선대위 관계자들에게 언행 주의를 당부했다.
희생자가 발생한 만큼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여야는 이번 사고가 서울 선거를 비롯한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김현정 선대위 대변인은 “안전 미흡과 사고 책임은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선대본부장은 “지금은 신속한 사고 수습에 힘을 모을 때”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는 그 어떤 정쟁도 있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