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유족들은 26일 갑작스러운 비보에 빈소도 없이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며 다리 아래에 있던 3명이 잔해 등에 깔려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시공사인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와 감리단장 60대 안모씨,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50대 이모씨가 참변을 당했다.
현장관리소장 60대 이씨의 유족들은 사고 소식에 지방에서부터 급하게 서울로 향했다. 이씨가 안치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1층 로비에는 밤 늦은 시각까지 이씨의 회사 관계자들이 유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고는 이날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중 생긴 2.9㎝ 단차의 침하 현상을 정밀 안전진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종운 서대문소방서 재난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오후 2시 안전점검을 위해 ‘거더’ 사이로 들어갔다가 거더가 붕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더는 건설 구조물을 받치는 보를 말한다. 주로 다리 상판 밑에 설치돼 구조물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숨진 외부 전문가 50대 이씨는 구조물 안전계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을 찾은 유족들 역시 충격이 큰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장례식장은 애통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유족을 지원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서울시·고용노동부 관계자들도 밤 늦게까지 상황을 살폈다.
관계부처는 사고 원인 분석과 수사에 착수했다. 1966년 지어진 서소문 고가차로는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18개의 교각으로 구성된 길이 335m, 폭 14.9m의 도로다. 노후화로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등 안전 문제가 불거져 정밀안전진단 실기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다.
경찰은 서울시와 시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고가 철거가 절차대로 진행 중이었는지, 붕괴 조짐에도 무리하게 안전진단을 한 것은 아닌지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