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을 뽑는 표를 사표라고 하는데, 거대 양당에 주는 표야말로 사표입니다. 내가 원하는 후보를 뽑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서울시를 정말 잘 발전시킬 사람이라고 생각해 뽑는 게 진정한 표이지, 질 것 같아 다른 곳에 주는 표야말로 민주주의를 죽이는 사(死)표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는 ‘개혁신당을 찍으면 사표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후보는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은 것도 다 알고 있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6월 3일 찍는 지지율과 표가 진짜 내 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정치인’에 앞서 변호사시험 형법·형사소송법 ‘일타 강사’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변호사로 재직할 땐 라임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 소송을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 내면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다”며 정치에 입문한 소감을 밝혔다. 모티브로 삼고 있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큰 의미가 있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부실상품’이라고 표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포장지에 둘러싸여 그 안을 확인할 수 없는, 민주당의 ‘불완전판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해선 ‘과거상품’이라 했다. 10년을 늙어버린 오 후보에게, 10년 전과는 비교못 할 정도로 격동적인 서울을 더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본인을 “정치에 발목 잡히지 않은 사람”이라며 “정치적 미래나 대권이 아닌, 서울 시민의 미래만을 생각하는 후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변호사이자 형법 강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고시촌에서 공부하다 돈이 없어 학원 강의를 시작했고, 하다 보니 학원에서 일타강사가 됐다. 이후 형사전문 변호사가 돼 금융 피해자를 보호해 왔다.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스캔이었던 라임펀드 사건에서 금융소송 역사상 최초로 사기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냈다. 지금은 통신조회를 당한 사람에게 바로 문자 통지가 간다. 하다보니 정치권이 입안한 제도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더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인으로서 모티브로 삼는 인물이 있나.
“노무현 대통령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정치가 권위의식에 휩싸여 있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그것을 타파하고 불필요한 의전이나 절차를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치인으로선 노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보수 정당 후보의 모티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인가.
“진보, 보수, 좌우가 의미 없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걸 탈피해야 한다. 보수라는 사람들도 진짜 보수도 아니다. 진짜 보수라면 계엄을 했겠나. 진보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진보라 하지만 굉장히 우클릭하는 내용들을 많이 이야기한다. 좌우·진보·보수를 나누는 습관부터 벗어나야 한다.”
―청년 정치인이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계는 보통 자기가 설정하는 것이다. 현실이 그렇다고 안주할 생각은 없다. 지금 언론에도 잘 노출되지 못하고, 거대 양당 후보에 비해 불리한 것은 현실이다. 학원 강사 시절 첫 수강생이 세 명이었는데, 1년 반 만에 강의실에 550명이 찼다. ‘들어보니 좋더라’는 수강생의 평가가 쌓인 덕분이다. 정치도 똑같다. 시민들이 저 사람의 정치를 보고 진정성을 느끼고, 실제로 하는 말과 내용들이 실현됐을 때 효능감을 느끼면 지지세가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양강 구도도 뚫어낼 수 있다고 보나.
“자신있다. 지금 구도에서는 오세훈 후보와 정원오 후보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잘 보이는 시점이 다가온다. 그 순간을 잡으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TV토론이 조금만 앞당겨져서 세 번 정도 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런데 토론이 사전투표 전날, 그것도 밤 11시다. 아쉽지만 그날 모든 것을 집중할 생각이다. 현장에서도 유세를 하고 있지만 언론의 관심도 양쪽에 집중돼 있다. 결국 두 후보의 부족한 점을 더 부각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정원오 후보를 평가하자면.
“검증이 안 된 부실상품이다. 이재명이라는 포장지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이른바 민주당의 불완전판매다. 예전에 라임펀드도 펀드 안에 썩은 게 들어 있지 않았나. 정 후보는 상자를 뜯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오세훈 후보는.
“과거상품이다. 오 후보가 10년 전에 시장을 했으면 잘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세훈은 10년 늙었고, 서울은 그보다 훨씬 더 빠르고 격동적으로 바뀌었다. 오 후보가 어떻게 그걸 감당하겠나. 무엇보다 한국에서 5선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오 후보가 또 당선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굉장히 후퇴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좋은 상품들이 많은데 계속 옛날 상품만 팔리도록 구조화됐다는 뜻 아니겠나.”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행정이 구태화돼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굉장히 빠르고 AI 적응 속도도 빠르다. 그런데 행정은 아직도 서류를 떼고, 각 부서별로 처리한다면서 쓸데없는 일을 한다. AI로 해결하면 한 시간이면 될 일을 3일씩 하고 있다. 그걸로 낭비되는 예산이 엄청 많다. 행정 자체를 AI 행정 체계로 바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확보한 여유 예산과 여유 인력을 다른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1호 공약이 ‘가난을 증명하지 마세요’다.
“첫 스텝이다. 복지를 서비스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구조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전시행정 하게 된다. 바뀌는 게 없으니 뭔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뭘 짓든가, 배를 띄우든가, 풍선을 띄울거다. 서울 시민에게 와닿는 행정을 하려면 행정 시스템을 완전히 개선해야 한다. 두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서울은 부동산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지금까지 오세훈 시장이 한 건 아무것도 없다. 신통기획이 2021년부터 시작됐는데, 지금까지 집은 한 채도 안 지어졌다. 시민들에게 아직 집 키를 준 바 없다. 그래놓고 또 신통기획 얘기를 하지 않나.”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부동산 공급에서 시청의 인허가로 단축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2년이다. 제일 큰 문제는 법적 분쟁이다.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조합이 설립됐을 때다. 이때 조합 설립 무효, 취소 소송으로 일정이 지연된다. 이건 서울시에서 공공조합장을 내려보내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동의율 문제다. 매 과정마다 결의가 필요한데, 동의율이 발목을 잡는다. 이 또한 기술을 통해 다툼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 마지막은 분담금 문제다. 서울시가 분담금의 액수를 검증해주면 된다.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면 공급 기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본인을 삼국지의 ‘관우’로 비유했다. 상대 후보들을 삼국지 인물로 비유한다면.
“삼국지 등장인물들은 다 대단한 사람 아닌가.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정원오 후보는 유비의 일부분을 닮은 것 같다. 우유부단하고, 본인의 정치력은 부족하지만 외부 상황에 기초해 자신의 위치를 확보했다.
오세훈 후보는 조조의 한 측면을 닮았다. 세력도, 조직력도 강하지만 신뢰가 부족하다. 오 후보는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 결정을 앞두고 ‘윤석열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놓고 지금은 서울시장에 나와야 하니 절윤을 외친다. 본인의 가치에 따라 절연한 사람이 아니다.”
―‘개혁신당 찍으면 사표’라는 인식도 있다.
“거대 양당에 찍는 표야말로 사표다. 내가 원하는 후보를 뽑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주체성에 의해 ‘이 사람이 잘할 것 같고, 우리 시와 지역을 잘 발전시킬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뽑아야 진정한 표다. 저 사람이 싫어서, 또는 질 것 같아서 뽑는 표야말로 사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죽이는 표다.”
―이번 선거에서 목표로 하는 득표율이 있나.
“당선이다. 나는 곧 지지율이 금방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목표는 당선이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은 것도 알고 있지만 전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어차피 6월 3일 찍는 지지율과 표가 진짜 내 표다. 특정 지지율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