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군사충돌에도 협상 지속…휴전 지키며 막판 줄다리기

공격·보복경고 긴장고조…뒤로는 중재국 통해 합의문구 조율
이란 대통령 "확정 위해 노력중"…이란 인터넷도 풀리기 시작
양측, 강경론 내세워 협상력 높이고 내부 매파 불만 달랜다 관측

미국과 이란이 서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포함한 종전을 위한 협상을 지속했다.

협상 중에 병행되는 이 같은 긴장 고조는 협상력 강화뿐만 아니라 성급한 합의를 견제하려는 내부 강경파의 불만을 달래려는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남부 해안 지역을 겨냥해 소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을 '자위권 행사'로 제한하며 기뢰부설 선박과 미사일 발사대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미군의 MQ-9 드론을 식별해 격추하고, RQ-4 드론과 F-35 전투기에도 사격을 가해 이들이 이란 영공을 벗어나 도주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도발로 규정하며 "어떠한 휴전 위반 행위에도 보복할 권리는 정당하고 확고하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도 지난 48시간 동안 호르무즈에서 미군의 군사 활동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휴전 합의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측은 겉으로 드러나는 급격한 긴장고조에도 휴전의 틀을 유지한 채 협상을 이어갔다.

보복의 악순환을 부를 군사 조치를 자제하고 외교 채널을 유지하면서 합의문 체결을 위한 문구 조율과 핵심 쟁점 협의를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제재해제, 향후 핵 협상의 틀 등 종전을 위한 로드맵이 담긴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Vessels anchored at the Strait of Hormuz, as seen from Musandam, Oman, May 25, 2026. REUTERS/Stringer REFILE - CORRECTING INFORMATION FROM "VESSELS SAILING THROUGH THE STRAIT OF HORMUZ" TO "VESSELS ANCHORED AT THE STRAIT OF HORMUZ"./2026-05-26 02:27:42/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양측은 휴전을 최소 60일 연장하고 종전 협상을 본격화할 이 같은 사전 합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군 공습 직후 협상 타결에 무게를 두면서 "카타르에서 일부 대화가 진행 중이니 진전을 이룰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 도출까지) 아마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종전 MOU 체결을 중재 중인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란이 중동 지역의 분쟁과 긴장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할 준비가 됐다며 "문서와 조항을 확정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미국의 공습 뒤 협상 분위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자국군 사망 소식을 일부러 늦게 전하기도 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전시체제가 완화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말 공습 후 차단했던 해외 인터넷망이 87일 만에 부분적으로 복구되기 시작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 부통령은 "인터넷 공간에 대한 자유롭고 규율 있는 접근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양측의 합의 의지가 계속 확인되는 가운데 협상이 지속됨에 따라 긴장고조 행위가 협상을 촉진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MOU 초안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뒤 여당인 공화당 내 강경파의 비판에 직면했다.

공화당 일각과 대이란 강경 여론은 "양보가 과도하다", "이란 핵 저지라는 중대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졸속 합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 루비오 장관 등은 합의 임박을 운운하다가 태세를 바꿔 '좋은 합의'가 아니면 대안을 선택하겠다며 이란을 쥐어짜는 서사를 이어가고 있다.

원하는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원론을 강조하며 저강도이지만 실제 군사력 사용에 나서 매파 이미지까지 내비쳤다.

이란 역시 협상을 추진하는 협상파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내부 강경파 사이에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 협상단의 입장에서도 이번 충돌은 내부 비판을 흡수해 협상 테이블을 유지하는 데 유용한 방책일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