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딸의 외교부 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해당 의혹을 1년여간 수사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채용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는 확인했지만 심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직권남용 및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심 전 총장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 등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심 전 총장과 박 전 원장은 국립외교원의 2024년 기간제 연구원 채용 과정에서 심 전 총장의 딸인 심모씨를 특혜 채용하고 급여 명목으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고발됐다. 심 전 총장은 조 전 장관과 함께 2025년 외교부의 공무직 연구원 채용에서 심씨를 특혜 채용하고 급여 명목으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도 받았다.
국립외교원은 2024년 기간제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지원 자격에 석사학위 ‘소지자’를 지원 자격으로 제시했는데, 석사학위 ‘예정자’였던 심씨가 합격해 심 전 총장이 여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심씨는 지난해 외교부 무기직 연구원에 지원해 전형을 통과했는데, 이때도 외교부가 당초 공고와 달리 심씨 조건에 맞춰 응시 자격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수처는 심씨의 채용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는 점은 확인했지만, 이 과정에 심 전 총장이 개입했는지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심씨) 특혜 채용이 존재했다고 단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 자료가 없어 (심 전 총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2024년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 채용 수사 결과 심씨의 경력이 최대 22개월임에도 2년의 경력 요건이 인정됐고, 심씨가 접수 기한 만료 이후 제출한 증빙 서류상 경력이 받아들여졌으며, 심씨가 공고일 당시 석사 학위 소지 예정자였음에도 학위 요건이 인정된 점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심씨가 제출한 경력을 단순 합산하면 2년이 넘는 것으로 착오할 여지가 있고, 기한 이후 제출된 서류는 추가 보완 서류일 뿐이며 학위 소지 예정자의 요건 인정은 과거 채용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토대로 특혜 채용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2025년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 관련 수사에서도 공고상 전공 요건이 변경되고, 심씨의 석사 취득 전 경력이 인정됐으며 채용 부서 공무원이 면접시험 진행 전 심사위원들에게 심씨의 필기시험 답안이 잘 작성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 등이 확인됐다. 공수처는 두 사건 모두 수사 과정에서 심씨 등 특정인 선발을 지시하거나 암시하는 뚜렷한 증거자료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채용 담당자들이 특혜 채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심 전 총장을 비롯한 피의자 전원에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다만 공수처는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사문서 위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채용 관련 다른 불법행위를 발견해 관련자 2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 규정의 한계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