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옛 소련을 구성했던 15개 소비에트 공화국들 가운데 하나인 카자흐스탄에 아무르 호랑이 4마리를 선물했다. 아무르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 또는 백두산 호랑이로도 불린다.
26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끼 2마리가 포함된 아무르 호랑이 총 4마리를 카자흐스탄에 제공해 호랑이 개체 복원 사업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27∼29일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된 푸틴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세계 최대의 내륙해(內陸海)에 해당하는 카스피해에 면한 카자흐스탄은 과거 카스피 호랑이가 살았다. 페르시아 호랑이로도 불린 카스피 호랑이는 중앙아시아 일대에 걸쳐 널리 서식했으나 먹이 부족과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포획 등으로 인해 1970년대에 멸종했다. 카자흐스탄은 연구 결과 카스피 호랑이와 가장 흡사한 유전자(DNA)를 지닌 것으로 나타난 아무르 호랑이를 들여와 개체 수를 늘리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연구진이 이 사업을 적극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카자흐스탄으로 보내진 아무르 호랑이는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에서 포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은 일정한 적응 기간을 거친 다음 이 호랑이들을 야생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의 이른바 ‘판다 외교’처럼 푸틴도 동물을 외교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dpa 통신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북한의 군사적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된 푸틴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최고의 명마로 꼽히는 서러브레드종(種) 말 30마리를 선물한 일화를 예로 들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러시아로부터 고가의 말들을 수입했고, 김정은의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러시아 명마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카자흐스탄은 에너지 자원과 중요 광물이 풍부한 나라다. 그 때문에 미국과 중국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선제적 외교에 나선 것이다. 푸틴은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기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관한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아직 원전이 1기도 없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도움을 받아 원전을 짓는 방안에 적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