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가 유독 KTX 고속열차에 집중되면서 장거리 출퇴근족과 출장객들의 발이 묶였다.
◆ 일반열차 버틸 때 KTX 직격탄…4대 중 1대 멈춰 섰다
2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KTX를 포함한 전체 열차 운행 횟수는 평소 683회에서 562회로 줄어 총 121회 운행이 중지됐다. 전체 운행률은 82.3% 수준으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노선별 편차가 있다.
지하철과 일반열차의 운행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ITX-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운행률 87.2%를 유지하고 있고, 출퇴근 시민들이 많이 타는 지하철 1·2호선 및 경의중앙선 본선(문산~용산~용문) 전동차도 정상 운행하며 충격을 비껴갔다.
반면 KTX와 KTX-이음 등 고속열차는 기존 331회에서 255회로 줄어 무려 76회가 무더기로 결항된다. KTX 운행률은 평소 대비 77.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일반 노선들이 90% 가까운 운행률을 보이며 버티는 동안, 고속철도는 4대 중 1대꼴로 운행이 취소됐다.
◆ 서소문 아래 고속철 길목 차단…구조적 병목이 피해 키워
이처럼 KTX에 유독 타격이 집중된 이유는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 선로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이곳은 수색차량기지에서 출발한 KTX가 서울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고속철도의 핵심 길목이다. 고가차도가 붕괴하면서 떨어진 잔해물이 고속철 선로와 전차선을 직접 덮쳤고, 이로 인해 행신역~서울역 구간과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지상으로 다니는 경의선 전철 중 일부(지상 서울역 착발 노선)도 선로를 공유하는 탓에 수색역까지만 단축 운행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KTX의 마비는 전국적인 물류와 여객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강릉선·중앙선 KTX는 서울역에 들어오지 못한 채 청량리역까지만 오가는 실정이다. 경부·호남선 KTX 역시 운행 편수가 급감했다.
이번 사고로 운행이 취소된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취소 수수료) 없이 100% 환불된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승차권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취소 처리되며, 현금 결제 승객은 1년 이내에 전국 역 창구에서 환불받으면 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시의 사고 복구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열차 운행이 추가 조정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