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상하이 1호점에서 700호점까지…허영인 회장이 넓힌 파리바게뜨 글로벌 지도

중국 상하이 구베이에서 시작한 작은 해외 매장이 20여 년 뒤 런던 대형 쇼핑몰까지 이어졌다. 파리바게뜨가 영국 런던 웨스트필드점을 열며 글로벌 700호점을 넘어섰다. 

 

SPC그룹 제공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단순한 매장 수 확대를 넘어 생산 거점과 가맹사업을 함께 키우는 단계로 들어선 모습이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기업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56개국에서 464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3722개보다 24.8% 늘었다. 업종별로는 치킨전문점이 39.0%로 가장 많았고, 제과점업이 25.5%로 뒤를 이었다.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은 2004년 중국 상하이 구베이점에서 출발했다. 당시 파리바게뜨는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 베이크오프 시스템을 앞세워 현지 베이커리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빵을 미리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보다 신선도와 매장 경험을 강조한 전략이었다.

 

미국 진출은 2005년 로스앤젤레스 1호점으로 시작됐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요 지역에서 시장을 다진 뒤 2013년 뉴욕 맨해튼 등 핵심 상권으로 매장을 넓혔다. 2016년부터는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며 직영과 가맹을 함께 운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동남아 시장의 첫 발판은 베트남이었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 3월 호치민 까오탕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베트남 1호점이자 글로벌 100호점이었다. 이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며 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접점을 늘렸다.

 

유럽 진출은 상징성이 컸다. 파리바게뜨는 2014년 7월 프랑스 파리에 샤틀레점을 열었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가 ‘빵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시장에 직접 매장을 낸 사례였다. 현지 매장에서는 프랑스식 빵과 페이스트리, 샌드위치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생크림 케이크와 조리빵 등 파리바게뜨의 강점도 함께 배치했다.

 

매장이 늘면서 생산 기반도 따라 움직였다. 파리바게뜨는 2019년 중국 톈진에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중국 내 가맹사업 확대에 맞춰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조치였다.

 

2025년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르 생산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공장은 연면적 1만2900㎡ 규모로, 하루 최대 30만개, 연간 최대 1억개의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할랄 인증 제품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춰 동남아와 중동 시장을 겨냥한 공급 거점 역할을 맡는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본격화됐다. 파리바게뜨는 2025년 9월 미국 텍사스주 존슨카운티 벌리슨시에 제빵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1단계 가동, 2029년 최종 완공이 목표다. 투자 규모는 약 2억800만달러, 우리 돈 약 2900억원이다.

 

파리바게뜨는 2025년 12월 영국 런던 웨스트필드점을 열며 글로벌 700호점을 돌파했다. 글로벌 600호점 달성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등 15개국에 진출해 있다.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와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파리바게뜨의 해외 확장을 단순한 ‘K-푸드 인기’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매장 확대와 동시에 생산 공장, 물류, 현지 가맹 파트너를 함께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오래 버티는 브랜드는 메뉴만 팔지 않는다. 현지 소비자가 반복해서 찾을 수 있는 매장 운영 방식과 공급망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전략도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중국에서 출발한 해외 사업은 미국과 동남아를 거쳐 유럽으로 넓어졌고,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미국 공장을 통해 생산 기반까지 확장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베이커리 사업은 매장 수보다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공급망이 더 중요하다”며 “파리바게뜨의 700호점 돌파는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생산과 가맹 운영 체계를 함께 넓혀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