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무대에서 한국 장애인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스무 살 소녀는, 가장 먼저 자신이 출발했던 곳을 떠올렸다. 금메달의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 그는 다시 재활병원과 수영장이 있는 낮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조용히 1000만원을 내놨다.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또 다른 장애어린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메달보다 더 오래 남을 ‘선한 영향력’이었다.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간판으로 떠오른 김윤지가 뜻깊은 기부로 감동을 전했다.
푸르메재단은 28일 김윤지가 장애어린이 재활치료 지원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기부다.
김윤지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어린이가 재활과 스포츠를 통해 더 건강해지기를 바란다”며 “장애가 있어도 누구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윤지는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종목을 넘나들며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한국 선수의 동계패럴림픽 첫 멀티 금메달이자,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단일 대회 최다 메달 기록이다.
하지만 김윤지의 성장 과정에는 늘 재활과 스포츠가 함께 있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인 2016년부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에서 수(水)치료와 수영 수업을 받으며 운동선수의 꿈을 키웠다. 장애인 전용 샤워장과 휠체어 경사로, 장애·비장애 통합 훈련 시스템을 갖춘 공간은 김윤지에게 재활의 공간이자 가능성을 발견한 장소였다.
김윤지는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수영 5관왕에 오른 뒤 최우수선수(MVP) 상금 300만 원도 기부한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장애 인식 개선과 장애인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푸르메재단 공로패를 받았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는 “김윤지 선수의 도전 정신과 따뜻한 나눔은 재활치료를 받는 장애어린이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김윤지는 다음 달 평창 전지훈련을 앞두고 현재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에서 수영과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