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수출 호조에도 중동 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로 대폭 높여 잡았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7·8·10·11월과 올해 1·2·4월에 이어 8연속 동결이다.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올려잡았다. 앞서 2월에는 2.0%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제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월 예상한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2.3%로 0.3%포인트 상향했다.
금통위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반면 성장세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동사태 전개 및 파급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금통위원 7명 중 5명은 찬성했으나 장용성·유상대 위원은 2.75%로 인상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을 3개의 점으로 표시하는 점도표도 지난 2월보다 대폭 금리 수준이 올랐다. 이번 점도표에서는 6개월 후 기준금리에 대해 3.25%에 2개의 점, 3%에 10개의 점, 2.75%에 7개의 점이 찍혔다. 2.50%로 유지될 것으로 본 의견은 2개 점에 그쳤다. 2월에는 2.25%에 4개의 점, 2.75%에 1개의 점을 제외하면 모두 2.50% 유지를 전망했다.
한은이 향후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것은 고유가·고환율에 일부의 소득 증대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반면, 반도체 호조로 성장 전망은 크게 개선돼 통화 긴축 정책 여건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2024년 7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1.9%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4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2.5%로 외환위기인 1998년 2월(2.5%) 이후 최고였다. 5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7% 성장해 2월 전망치(0.9%)의 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강하게, 길게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국내외 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세계경제가 올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상승 압력은 상당폭 확대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추가 상승 기대도 높아지고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다소 확대된 점, 15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도 한은의 금리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