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초강세에 힘입어 '8천피'를 회복했던 코스피가 이틀 만에 장중 8,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이 이란 남부지역을 전격 공습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혁명수비대가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를 공격한 것이 '조정의 방아쇠'가 된 것으로 보인다.
0.77% 내린 8,165.73으로 출발한 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전환한 뒤 한때 8,253.60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오를 전후해 급락 양상을 보이기 시작해 낙폭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직접적 원인으로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꼽힌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2조7천113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천선을 넘은 직후인 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역대 최장 기록인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도합 49조6천294억원을 순매도했다.
평균 잡아 하루 3조3천억원씩을 순매도한 셈이다. 직전 2거래일(26∼27일) 동안은 순매도 강도가 각각 1천319억원과 2천606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이날은 순매도액이 이미 2조7천억원을 넘어서며 다시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차익실현 조짐을 보이던 개인은 주가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한 듯 2조3천78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도 2천53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다.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2천849억원)와 연기금(2천528억원)의 순매수 규모가 큰 편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한국시간 오후 1시 28분 현재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1.67%와 1.88%의 낙폭을 보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중국 심천종합지수도 0.14%와 0.05%씩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2.32% 급락 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한국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이 미-이란 이슈를 반영하며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면서 "장초반은 보합권에서 출발했으나, 미국이 최근 이란 남부지역을 전격 공습하고,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보복에 나서 쿠웨이트 등지의 미국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공격을 감행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련 소식에 국제유가가 4% 가까이 뛰었고 달러화 강세, 미국 국채금리 상승, 미국 시간외 선물 하락 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 증시의 경우 그동안 상승이 컸던 반도체 업종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속에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에 대해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소수 의견과 그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점도 있어 보인다"고 서 연구원은 진단했다.
가뜩이나 소수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르며 부담이 큰 상태였던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두 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반도체 쏠림이 과도한데 대한 우려도 국내 증시에서의 차익실현과 투매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3.64%)을 제외한 주요 반도체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36% 내린 것도 배경이 됐을 수 있다.
한편,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여전히 70선 위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현재 VKOSPI는 70.37을 나타내고 있다. 전장보다는 소폭(0.58%)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장중 최고치는 71.92다.
VKOSPI는 지난 18일 장 중 82.23까지 올라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5일(83.58)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며칠간은 60대로 내려서며 안정되는 양상이었으나 전날부터는 다시 70선 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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