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수학여행 다시 돌아올까… 고의·중과실 사고 아니면 ‘교사 면책’ 추진

“요새 소풍·수학여행 안 간다더라”
李대통령 지시에 제도 개선 속도
교육부 “교사 부담 줄여 체험학습 정상화”

내년 상반기부터 수학여행 등 학교 현장체험학습에서 안전사고가 나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인솔 교사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또한 현장체험학습을 함께할 안전요원 및 교육청 전담 보조 인력도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안전사고 대상에는 수학여행을 비롯해 운동장 체육활동, 실험실 실습 등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이 포함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책의 핵심은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안 개정이다.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은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 안전사고와 관련한 민사·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교육부는 국회와 조속히 협의해 법률 개정 작업에 돌입,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개정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 브리핑에서 “교육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 책임 부담으로 최근 체험학습 운영이 점점 축소되고,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가장 요구했던 면책 조항이 (추진하려는 개정안에) 명확히 들어갔기 때문에 내년 교육과정을 짤 때쯤이면 체험학습 활성화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30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별 초등학교 수련회·수학여행 실시율 조사 결과 대전은 4.0%에 불과했고, 서울(7.7%), 경기(9.7%), 인천(13.6%) 등도 매우 낮았다.

 

교육부가 지원방안을 서둘러 발표한 데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도 크게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풍도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가고 그런다더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곧장 제도 개선 논의가 물살을 탔다.

 

이후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의견을 여러 차례 수렴한 데 이어 학부모단체 간담회,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시도교육청 협의 등을 거쳐 이 방안을 마련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사·기소 단계에서부터 고의·중과실 면책 조항의 취지가 반영돼 실제 기소 건수는 확 줄어들 것”이라며 “재판으로 이어지더라도 수사기관은 고의·중과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교사로선 법적 보호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 지원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즉시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변호사를 지정해 법률 상담부터 소송 대응까지 모든 법적 대응을 교육청 차원에서 일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소송 이후에나 법적 지원이 가능했다.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해 교원의 소송비용 및 배상 책임을 지원하고, 실질적 보상 지원 금액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17개 시도교육청별로 약관을 정해 법적 대응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소송 진행 시 66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배상 책임 지원은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확대한 상태인데 추가 상향 조정할 게 없는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