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밀입국 反中 인사, 본인 희망 제3국행 조속 실현을

해경 함정들. 연합뉴스

최근 고무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 앞바다로 불법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중국인이 중국의 반체제 인권 운동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0시쯤 고무보트를 타고 격렬비열도 북서쪽 약 18㎞ 해상에서 해경에 체포된 외국인이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자 인권 운동가인 둥광핑(董廣平·68)씨라고 한다. 인권 옹호의 관점에서 본인 희망에 따라 둥씨의 제3국행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

중국 경찰관이었던 둥씨는 1989년 발생한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가 고초를 겪어왔다. 1999년 톈안먼 사태 추모 글을 배포하고 2001년 민주정치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국가정권전복선동죄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04년 출소 후에도 반체제 활동으로 구금과 석방을 되풀이했다. 태국과 베트남으로 탈출해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아내, 딸과 재회하려 했으나 현지에서 체포돼 중국에 송환된 뒤 계속 탄압을 받아왔다. 둥씨가 중국으로 보내질 경우 다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둥씨는 한국의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명백한 범법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법부와 정부는 둥씨의 정상을 참작하기 바란다. 재중 동포(조선족) 3세인 권평(38)씨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권씨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티셔츠를 입어 국가정권전복선동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만기복역 후 출소했다. 이후 2023년 8월 중국 산둥반도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에 밀입국했다가 1심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집행유예형을 받고 본인이 희망하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선도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며 “세계 평화와 국제 규범, 인권보호 같은 보편적 가치를 더는 외면할 수도, 또 외면해서도 안 되는 마땅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도 중요하나 이 대통령 말대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은 절대 모른 체할 수 없다. 사법부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선처를 베풀고, 정부는 최대한 조속히, 최소한의 법집행으로 마무리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곳으로 보내주기를 기대한다. 인권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책무다.